스모그에 갇힌 중국 자금성 /사진제공=연합뉴스

[한스경제 정영선] 스모그 또는 미세먼지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3.1년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와 중국, 이스라엘의 공동 연구 결과, 중국 화이허 북부 지방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남부보다 3.1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 또는 스모그로 중국 북부지역의 사람들이 남부지역의 사람들보다 평균 3.1년 정도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1981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154개 도시의 공기의 질을 조사한 결과, 북쪽 지역이 오염도가 46% 더 높았으며, 이로 인해 북쪽 주민들의 평균 수명이 3.1년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세먼지 또는 스모그에 노출된 북쪽 주민들은 폐암과 뇌졸중 발병할 확률이 더 높았다.

대기오염은 어린이 노약자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등 모든 계층에게 골고루 적용되는 것으로, 건강한 중년의 남성이라도 오랜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암과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북부는 겨울에 각 가정에서 석탄을 연료로 쓰는 보일러를 가동하기 때문에 스모그로 뒤덮이곤 한다. 

중국 당국은 화이허 강 북부에 대해서는 석탄을 이용해 난방하도록 허용했지만, 강 남부에 대해서는 이런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1950~1980년 사이 화이허 강 북부 지방의 주택과 사무실 겨울 난방을 위해 석탄 사용 보일러를 대대적으로 보급한 바 있다. 

에너지정책연구소는 이같은 기대수명의 차이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PIC 이사 마이클 그린스톤은 "대기오염이 심하면 심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리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오랜 기간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어떤 결과가 야기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의 대기 상태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 실시된 비슷한 연구에서는 중국 북부와 남부 지방 사람들의 수명 차이가 무려 5년 6개월에 달했다. 

중국 당국이 4년째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도심의 스모그 감축과 물·토양 오염 해소 등에  적극 나선 결과로 보인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깨달은 중국 당국은 미세먼지가 덜 배출되는 가스 또는 전기보일러를 의무화하고 있다. 

2013년에 실시된 비슷한 연구에서는 중국 북부와 남부 지방 사람들의 수명 차이가 무려 5년 6개월에 달했다.

에너지정책연구소는 중국이 미세먼지의 수준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수준으로 낮추면 중국인들의 평균 수명이 3년 반 정도 연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 중 미세먼지가 큐빅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설 때마다 기대수명이 0.6년씩 단축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베이징이 WHO가 정한 대기 질 기준을 준수한다면 평균 기대수명이 6.4년이나 늘어나고, 하얼빈 주민의 기대수명은 6.9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경우 1월부터 7월까지 초미세먼지(PM2.5)는 큐빅미터 당 평균 45㎍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은 69㎍까지 치솟는다.

중국 난징대학교 연구 결과 베이징, 톈진, 허베이(河北), 양쯔강(揚子江) 삼각주, 주장(珠江) 삼각주 등 산업 발달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사망 원인의 3분의 1이 스모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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