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왼쪽)-박석문.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노익장(老益壯)’은 나이가 들었어도 젊은이다운 패기를 잃지 않고 더욱 굳건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난 8월30일 경정 32회차 13경주에서는 흥미로운 레이스가 펼쳐졌다. 이벤트 경주 ‘노장들의 역주(내 나이가 어때서)’가 열린 것이다. ‘노장들의 역주’는 이름 그대로 경정 최고령 선수가 나서는 경기로 경정을 대표하는 노장 선수 박석문(54), 정인교(51), 최재원(49), 조현귀(49), 김명진(48), 박영수(47)가 출전했다. 경주 결과는 정인교가 1위, 박석문이 2위를 차지했다. 2코스의 정인교가 1코스에 위치한 박석문을 찌르기로 제압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정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대표적인 선수는 정인교(1기, A2등급)와 박석문(2기, B2등급)이다. 이들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수 있는 나이임에도 젊은 경정 선수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서고 있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정 개장일인 2002년 6월18일 1회차 첫 경주에서 휘감기로 우승을 차지한 기록을 갖고 있는 정인교는 올해 총 52회 출전해 1착 12회, 2착 7회, 3착 9회를 거두며 A2등급에 올라 있다. 평균 스타트 0.25초로 빠른 시속을 앞세운 1턴 선점을 선호하는데, 찌르기는 날카로움이 조금 부족하나 인빠지기와 휘감기는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인코스, 센터코스에서는 스타트를 앞세워 단숨에 선두권에 올라설 수 있는 만큼 항상 주시해야 하는 전력이다.

경정 선수들 사이에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박석문의 최근 활약 또한 눈부시다. 박석문은 올 시즌 전반기를 주선보류로 뛰지 못하다 지난 7월 B2급으로 복귀했다.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복귀전인 27회차 7월27일 2경주에 출전해 2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석문은 이후 6연속 입상에 성공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석문은 데뷔 후 현재까지 플라잉을 총 13회 범해 역대 최다 플라잉 2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스타트 승부를 선호한다. 평균 스타트 0.24초로 과거에는 휘감기 일변도의 전법을 펼쳤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작전으로 경쟁 상대들에게 응수하며 빠르게 실전 감각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남은 하반기 경주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노익장에는 또 하나의 숨은 의미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뜻을 다지고 배움에 적극성을 띠라는 것이다. 경정 1, 2기 최고참이자 맏형인 두 선수가 앞으로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가며 선봉장 역할을 해준다면 동료 및 후배 경정 선수들에게 큰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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