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IFRS17은 보험상품 개발의 순서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새로운 회계제도에 대비해 개별보험회사는 자사 특성에 맞는 새로운 자산부채관리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사진=허인혜 기자

보험연구원은 15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회계제도 변화와 보험회사 자산운용 전략’이라는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열었다. 회계제도 변화가 보험회사 자산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유럽과 일본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국내 보험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산부채관리를 강화해 위험성을 조절하는 경제적 ALM 전략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됐다. RBC기준의 관리에서 한 단계 나아가 실제 경제 환경과 연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순 레이 ABL생명(전 알리안츠생명)대표는 “회계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행 회계나 보험금 RBC 제도 관점의 자산부채관리를 경제적 관점의 자산부채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현행 RBC 제도에서는 경제적 듀레이션 갭을 줄이기 위해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할 경우 RBC 비율이 오히려 줄어들고 보험사의 실질 자본을 늘리는 금리 상승에도 RBC 비율이 오히려 하락했다”며 “앞으로 회계제도가 전환하면 경제적인 듀레이션 갭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 회계기준과 RBC는 경제적 기준의 자산부채관리와 겹치지 않았지만, 이후 일치하는 부분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회사는 경제적 관점에서 현금흐름과 자본관리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안젤라 최 윌리스타워왓슨 전략컨설턴트는 “솔벤시2가 유럽에 도입되면서 유럽보험회사는듀레이션 갭 등 관리지표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로 자산부채관리의 허들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솔벤시2는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유럽의 보험감독규제로 한국형 신RBC제도인 ‘킥스(K-ICS)’의 선배격이다.

오는 2021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계약 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된다. 새 회계기준에 따라 보험사들의 보험부채와 자산의 만기는 최대한 밀접해야 한다. 사이가 벌어질 수록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RBC가 위험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자산부채관리 전략을 강력하게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새로운 회계제도에 대비해 개별보험회사는 자사 특성에 맞는 새로운 자산부채관리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체투자 등 고위험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 관리시스템 확보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지난 8월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보험사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자산·부채 종합관리의 적정성을 포함해 보험업계의 리스크관리를 독려했다.

실례로 ING생명은 단기 수익보다 자산부채관리에 집중하며 지급여력(RBC)비율을 500%까지 끌어올렸다.

한편 IFRS17이 보험상품 설계와 개발의 순서를 뒤바꾸리라는 예상도 나왔다.

순 레이 대표는 “보험상품 개발의 단계가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상품을 설계해 보험료를 받고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 수익을 냈지만, 향후에는 투자 가치를 감안해 분석한 뒤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상품의 현금 흐름이 보험사의 자산과 맞춰져야 변동성이 완화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는 오창수 한양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안조영 교보생명 상무, 장원재 메리츠화재 전무 등이 참여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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