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안녕! 스티브’라는 아랍권을 타깃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채널이 유튜브에서 오픈 된 건 고작 4개월 남짓. 하지만 0명으로 시작한 채널은 급속도로 성장, 9월 중순 현재 구독자 3만5,000여 명을 바라보고 있다. 아랍을 타깃으로 한 국내의 거의 유일한 채널이라는 특징과 과감한 선택이 이 같은 빠른 성장의 비결로 분석된다. ‘처음’이라는 부담은 있지만 ‘안녕! 스티브’를 운영하는 이동훈(29) 씨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현재가 가장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창의적인 활동을 좋아했어요. 영상을 제작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있었고요. 그러다 우연히 지인이 재미 삼아 만든 유튜브 채널에 팀원으로 합류하게 되면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 채널의 경우에도 수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지금은 나만의 채널을 만들고 있는 거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마이너다. 시장에 뛰어든 이들은 생각보다 큰 규모와 다이내믹함에 놀라곤 하지만 밖에서 봤을 떄 이런 역동성을 눈치채기 힘들다. 게다가 아랍 문화권에서 성장한 배경도 없는 이 씨에게 ‘안녕! 스티브’는 무모한 도전일 수 있었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간단해요. 새로운 도전이니까요. 콘텐츠 시장이 점점 확장되고 중요해지고 있다는 건 대부분 공감하리라 생각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면 크리에이터로서 콘텐츠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봤어요. 원래 재미있는 거라면 망설이지 않거든요. 도전도 즐기는 성격이고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아랍권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일은 아직 쉽지 않다.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언어다. 영어로 주로 소통하고, 영상의 썸네일이나 채널 설명 등에는 아랍어로 된 설명을 넣어 구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이 씨의 바람은 언젠가 구독자들이 자신의 채널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게 돼 한국어로도 소통해 보는 것이다.

“아랍어를 못 해서 원활한 소통은 불가능하지만 영어를 하는 중동 친구들이 많아서 댓글이나 SNS로 소통을 할 수 있어요. 자신들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리액션 비디오’를 찍어달라는 문의도 있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도 있어요. 아랍어도 공부해야 하는데, 자연스러운 소통까지 가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한국어 교육 영상을 찍어서 나중에 구독자들과 한국어로 대화하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하.”

채널이 인기를 얻으며 보람을 얻는 순간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정성스런 메시지를 보내 주는 구독자들을 볼 때 행복을 많이 느낀다. 중동 등 아랍권 문화에 생소했거나 오해를 가지고 있던 이들이 자신의 영상을 통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면 콘텐츠를 만들 힘이 난다고 했다.

“중동에 관심을 가져 줘서 고맙다거나 영상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무척 뿌듯하고 ‘유튜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직장을 다니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때문에 사실 체력이 달릴 때가 있는데, 영상에 관심을 가져 주는 이들을 보면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하고 편집했던 날들이 다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해요. 지금은 비록 미약하지만 나중에는 한국과 중동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채널로 성장하고 싶어요. 한국과 중동 양쪽에 서로를 소개하고, 문화 간 장벽을 허무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안녕! 스티브'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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