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솔로 뮤지션 바비는 어색하지 않다. 그룹 아이콘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이미 YG엔터테인먼트 팬들 사이에 유명한 연습생이었고,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바비가 빅뱅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발매하는 남성 솔로 앨범의 주인공이 된 건 아마 이런 커리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바비는 이번 앨범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면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많은 이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노래가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을 했어요. 마냥 랩만 보여드리고 싶지 않더라고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어요. 힙합뿐만 아니라 발라드도 하고, R&B도 하고, 록도 하고 싶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도전을 많이 했고 열심히 했어요.”

타이틀곡 ‘런어웨이’와 ‘사랑해’는 이런 바비의 변화를 뚜렷이 보여준다.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과 부드럽게 변주되기 시작한 목소리가 눈에 띄는 변화다. 바비는 발음에도 신경을 썼다고 털어놨다.

“스스로는 가장 큰 문제가 발음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발음을 교정하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그 과정이 힘들었죠. 발음 교정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고요. ‘잠자기 전에 들어도 좋을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음악이 기존에 하던 음악과 좀 다르잖아요. 그래서 목소리도 많이 다듬었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 발음과 목소리를 다듬는 데 노력했던 것 같아요. 녹음하고 양현석 회장이나 디렉팅 봐 주던 형들에게 다 들려 줬고, ‘가사 잘 들리느냐’고 끈질기게 물어봤어요. 안 들린다고 하면 녹음실 달려가서 수정 녹음도 하고요. 그 정도로 발음에 대해서는 좀 민감해요.”

물론 장르에만 변화를 준 게 아니다. 첫 솔로 앨범이 미니가 아닌 10곡이 담긴 정규이기 때문에 곡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풍성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데뷔한 가수로서 잦은 여행이나 만남 등으로 영감을 얻긴 어렵지만 웹툰, 영화 등 간접적인 경험 창구들은 다수 있다.

“그 동안에는 좀 쿨하고 거칠고 터프한 면을 보여드렸잖아요. 이번 앨범에서는 감성적인 면이나 로맨틱하고 슬픈 감성들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센 곡들 보다는 무드 있고 달콤한 노래들을 많이 썼어요. 부드럽고 스위트한 면모를 보여드리려면 가장 좋은 주제가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랑해’는 ‘남과여’라는 웹툰을 보고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긴 시간을 사귄 커플이 세월 앞에서 무너지는 과정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나 같아도 저러겠다’는 공감을 많이 했어요. ‘라라랜드’나 ‘노트북’ 같은 영화들을 많이 봤고, 그런 영화적인 장면을 상상하고 저 자신을 대입해서 쓴 곡들이 많아요.”

최근 아이콘은 팬들로부터 굿즈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다. 아이콘의 팬덤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불만을 보이며 충실한 국내 활동, 아티스트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바비는 이런 일련의 논란을 자신의 것으로 감싸 안았다.

“보이콧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 대한 갈증의 표시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부족해서 앞에 나오지 못 하는 거잖아요. 혼내시는 거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더 멋있게 팬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밤낮 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래서 아이콘 앨범은 언제 나오냐고요? 마음 같아선 내일이라도 나오고 싶지만. 하하. 올해가 가기 전에 나오고 싶다는 바람이죠.”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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