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골든서클' 리뷰

[한스경제 양지원] 화제작 ‘킹스맨: 골든서클’이 베일을 벗었다. 전작 ‘킹스맨: 에이전트’보다 비주얼에 한껏 공을 들였다. 하지만 특유의 ‘병맛’ 코드는 덜어냈고, 잔인함은 한층 더해졌다.

‘킹스맨: 골든서클’은 초반부터 화려하게 시작한다. 킹스맨 후보에서 탈락한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가 에그시(태런 에저튼)를 공격하는 장면을 초반에 배치했다. 두 사람의 액션에는 카체이싱, 총기, 공중 부양 등 눈을 사로잡는 액션이 펼쳐진다. 액션의 동선에 따라 흘러나오는 음악이 영화와 조화를 이뤘다.

화려한 스케일과 액션만큼은 여타 액션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영국, 미국, 이탈리아, 캄보디아를 오가며 ‘보여주기’에 공을 들였다. 스키장 곤돌라의 아찔한 액션 역시 ‘킹스맨: 골든서클’을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듯하다.

하지만 전작보다 허술한 플롯이 아쉽다. 이미 일찌감치 예고된 해리(콜린 퍼스)의 부활 에피소드는 임펙트가 부족하다. 미국 스파이 스테이츠맨과 빌런 포피(줄리안 무어)의 활약도 약하다. ‘킹스맨: 골든서클’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여러 재료를 부어넣으며 공을 들였으나 물과 기름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

‘킹스맨’ 특유의 잔인함은 살렸으나 전작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는 부족할 듯하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히는 ‘머리 폭죽’만한 장면을 찾을 수 없다. 매튜 본 감독은 ‘머리 폭죽’에 이어 분쇄기 살육 신을 넣었으나 도가 넘는 잔인함이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외에도 마약, 손가락 콘돔 등 파격적인 설정을 군데군데 배치했으나 전작만한 임펙트는 찾기 힘들다.

주인공 캐릭터들의 활약도 지지부진하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명대사로 관객을 압도했던 콜린 퍼스는 이번 영화에서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다. 기억을 되찾고 나서도 좀처럼 킹스맨으로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빙구미’를 발휘하는데, 그 시간이 꽤 오랫동안 지속돼 답답함을 준다.

채닝 테이텀 역시 액션보다 누워있는 장면이 더 많다. 속편을 위한 매튜 본 감독의 의도일지 모르나 ‘톱급’ 배우들의 활약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웃는 얼굴로 극악무도한 만행을 벌이는 빌런 포피로 분한 줄리안 무어의 사이코패스 연기는 가히 돋보인다.

영화의 큰 수혜자를 꼽으라면 팝스타 엘튼 존이다. 감미로운 노래와 상반되는 욕 대사를 거리낌 없이 소화하며 웃음을 안긴다.

전작보다 여러 모로 아쉽지만 청불 영화라는 핸디캡에도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킹스맨: 골든서클’이 형의 흥행 바통을 이어 받아 올 추석 관객 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27일 개봉. 러닝타임 141분.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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