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가 뭐예요?” 형님들의 흔들리지 않는 투혼
“가을야구가 뭐예요?” 형님들의 흔들리지 않는 투혼
  • 김정희 기자
  • 승인 2017.09.22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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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왼쪽), kt 이진영/사진=OSEN
한화 이성열(왼쪽), kt 이진영/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가을 잔치에 초대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모두가 패자는 아니다.

2017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는 예정됐던 정규 시즌을 모두 소화하고 우천 등으로 순연됐던 잔여 경기를 치르며 치열한 포스트시즌 5강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윤곽도 드러났지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승패와 무관하게 매 경기 베테랑들의 꾸준함을 증명하는 기록들이 쏟아진다.

“짜증날 정도로 부상이 안타까웠다”던 한화 이성열(33)은 지난 20일 올 시즌 마지막 LG전에서 우측 담장을 크게 넘기는 시즌 20호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2010년(24개) 이후 7년 만에 20홈런을 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상대는 1승에 사활을 건 6위 LG였지만 이들의 비장함을 꺾고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기 잘 나가던 한화의 중심 타자였던 이성열은 갑작스러운 허벅지 통증으로 4월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재활에 매달린 이성열은 25일 만인 5월 21일 다시 1군 주전을 꿰차며 맹활약했다. 전반기 이성열은 홈런 10개를 때려내 최다 홈런 부문 공동 10위에 올랐다. 이 기간 타율은 0.358로 홈런 개수가 같았던 삼성 이승엽(0.283)ㆍ러프(0.294), KIA 나지완(0.326)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팀은 8위(85경기 36승 48패 1무)에 있었지만 이성열은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커리어 최고를 향해 질주했다.

2003년 LG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아 이듬해 프로에 데뷔한 이성열은 2010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129경기에서 타율 0.263 24홈런 110안타 등을 올린 것이 시즌 최고 성적이다.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 않은 이성열은 이날 잠실 전까지 타율 0.322로 데뷔 후 첫 3할대 성적표를 기대하고 있다.

막판 ‘고춧가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kt 역시 가을 잔치는 남의 얘기다. 올 시즌까지 2015년 창단 후 3년째 최하위에 머무르며 이번에도 한화ㆍ삼성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힘을 내며 5강을 다투는 팀들에게 복병이 되고 있다.

중심에는 베테랑 이진영(37)이 있다. 그는 kt가 19일 잠실 LG전에서 15-7 역전승을 거둔 선봉장 역할을 했다. 8회초 3-3에서 이진영이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때려 5-3으로 승기를 가져온 순간 kt 승리확률(WP)은 55.8%에서 단숨에 85.3%까지 치솟았다. 더불어 이진영의 통산 350번째 2루타로 기록됐다. KBO리그에서 2루타를 350개 이상 때린 타자는 이진영이 역대 8번째다.

이날 2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친 이진영은 1999년 쌍방울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올해로 18년째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다. 이듬해부터 SK(2000~2008년)에서 뛰다 자유계약선수(FA)로 LG(2009~2015년)로 이적했다. 프로야구 선수로 최고의 순간도 만끽해봤다. 2006년 WBC 1차 대회 선발 우익수로 나가 다이빙캐치로 활약한 장면 덕분에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 국민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신생팀 kt로 이적한 이진영은 최하위 꼬리표에도 아랑곳 않는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16일 수원 한화전에서 통산 2,000경기-2,000안타를 달성했다. 앞서 양준혁(2,135경기-2,318안타)ㆍ전준호(2,091경기-2,018안타)ㆍ장성호(2,064경기-2,100안타)ㆍ정성훈(2,126경기-2,102안타)에 이어 이진영이 5번째 이름을 올렸다.

팀 성적과는 별개로 꾸준히 제 갈 길을 가며 중심을 잡는 베테랑들의 활약은 시즌 막바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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