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외부인 유입하는 앵커시설 주변 역세권 상가, 매출·임대료 모두 높아

[한스경제 최형호] 서울 역세권 상가가 모두 수익률이 좋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서울 역세권 상가는 앵커시설(지역 내 핵심시설) 여부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역세권이라도 역 주변에 앵커시설이 있는 역세권 상가와 그렇지 않는 상가의 투자성이 크게 차이가 났다.

서울 역세권 상가는 앵커시설여부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앵커시설로 인해 외부수요가 넘어와 상가 이용객이 많아져 지역 상권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서울 역세권 상가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역세권이라도 역 주변에 앵커시설이 있는 역세권 상가와 그렇지 않는 상가의 투자성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공개한 매출현황 데이터(6월기준, 카드사 가맹점 매출통계 기반)를 살펴보면 서울 강동구 고덕역 상권의 월 평균매출은 6340만원으로 강동구 상권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고덕역 주변에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과 약 60만㎡ 규모의 명일근린공원과 17만5000여 ㎡의 강동그린웨이캠핑장 등의 앵커시설이 위치해 있다. 반면 같은 강동구 명일역 상권은 월 평균매출 3210만원으로, 고덕역 상권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명일역 근처에는 대형공원이나 쇼핑몰, 업무시설 등의 앵커시설이 없다.

서울 광진구도 마찬가지다. 광진구 강변역 상권의 월 평균매출은 6800만원, 반면 군자역은 3544만원에 그쳤다. 강변역 주변에는 동서울종합터미널을 비롯해 테크노마트와 롯데마트, 엔터식스 등의 복합쇼핑몰이 있다. 반면 군자역은 5호선 7호선 환승역임에도 역 근처에 앵커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앵커시설이 있는 역세권 상가의 매출액이 높은 이유는 외부유입을 끌어당길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앵커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해 타 지역에서 오는 인구가 많다 보니 주변 상권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

실제 앵커시설이 있는 역은 상대적으로 역 이용객이 많다. 서울교통공사(1~8호선)에서 발표한 2017년 1~7월 서울교통공사 승하차 인원을 보면, 강동구 고덕역(지하철 5호선) 승하차 인원은 일평균 1만8748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명일역(지하철 5호선) 일 평균 승하차 인원은 1만6704명으로 고덕역 승하차 인원보다 일평균 2044명 적다.

강변역과 군자역도 마찬가지다. 1~7월 동안 강변역(지하철 2호선) 일 평균 승하차 인원은 9만6180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군자역(지하철 5·7호선) 일 평균 승하차 인원은 4만9041명(5호선 2만5183명, 7호선 2만3858명)으로 강변역보다 일 평균 4만7139명이 적다.

이 때문에 임차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상권의 선호도가 높다 보니 임대료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다. 이에 임대투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임대시세통계(활성화지역 1층 기준)를 보면 지난해(12월 기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상권 평균 임대시세는 ㎡당 2만2517원으로 나타났다.

청량리역 주변에는 청량리기차역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의 앵커시설이 있다. 반면 뚜렷한 앵커시설이 없는 동대문구 장한평역 상권 평균 임대시세는 ㎡당 1만9363원으로, 청량리역 상권보다 낮았다.

고시학원가와 대규모 수산시장이 있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상권도 평균 임대시세는 ㎡당 3만7726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근 동작구 신대방삼거리역 상권 평균 임대시세는 ㎡당 2만6255만원으로 ㎡당 1만원 가량 낮았다. 신대방삼거리역 주변 역시 뚜렷한 앵커시설은 없다.

부동산 전문가는 “앵커시설은 지역 외부인구까지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가 이용객이 많아 상권이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역세권 입지여도 단순히 거쳐가는 지역이 아닌 그 상권을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역세권 상가야 말로 투자가치가 있는 상가라 볼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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