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제네시스 G70이 출시 1주인만에 3,000대 가까이 팔렸다. 기아차 스팅어의 같은 기간 사전계약량(2,000여대)보다도 50%나 많은 것이다. 수입 경쟁 모델이 4~5달을 팔아야 하는 수준이다.

G70은 스팅어와 같은 플랫폼을 쓰고 엔진라인업도 똑같다. 오히려 성능이 더 좋아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내는데까지 4.7초밖에 안걸린다.

하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이기 때문이다. G70은 제네시스의 세단 라인업을 완성하는 막내 모델로 럭셔리 중형 세단이다. 제네시스의 럭셔리를 가장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엔트리 모델인 셈이다.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 제공

G70 스포츠를 직접 타봤다. 평택에서 서울 워커힐 호텔에 이르는 60km 가량 구간이다. 시골길과 포장도로, 고속도로를 넘나드는 코스로, G70을 간단하게 훑어보는데는 충분했다.

G70의 진가는 첫인상에서 시작된다. 행사장에 죽 늘어져있는 G70을 보고 있자니 황홀할 지경이다. 아반떼를 닮았다는 악평과는 다르게, 실제로 보면 앞 모습은 훨씬 웅장하다. G80에 비견해도 될 정도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뒤태다. 일각에서는 혹평을 내놓기도 하지만, BMW와 벤츠 C클래스를 적당히 버무려 제네시스만의 것으로 만든 느낌이다. 도장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는 관계자 말처럼, 발색도 눈에 띈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으면 포근한 시트가 반긴다. G70 스포츠에 장착된 시트는 변신을 할 줄 안다. 평소에는 고급 가죽 시트에 불과하지만,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즉시 허리를 조여주는 버킷시트가 된다.

부드러운 시동 소리, 스포츠세단과는 거리가 있다. G70은 스팅어처럼 강력한 퍼포먼스를 즐기기 위한 차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단지 럭셔리 패밀리 중형 세단이 더 안전할 수 있도록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넣은 것뿐이다.

실제로 G70은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들여 만들어졌다. 어떤 상황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주행성능을 비롯해, 차선유지,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ADAS가 위험을 방지해준다. 특히 현대차 최초로 긴급제동 기능에서 자전거를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럭셔리카의 필수 조건인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도 물론 갖췄다.

달리기에서는 안정적인 가속 능력이 인상 깊다. 에코모드에서도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면서 도로를 미끄러져나간다. 스팅어와 비교하면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액티브 사운드 제너레이터에서 만들어주는 배기음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2열 승차감은 알려진 것처럼 나쁘지 않다. 눈으로만 보면 레그룸이 상당히 좁다. 하지만 발을 놓는 공간이 넓고, 등받이 각도도 적당해서 실제로는 승차감이 좋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의 엔트리급이라서 그랬던 걸까.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게 발견됐다. 

우선 내부 인테리어다. 고급재질을 여러군데 사용하긴 했지만, 외관에 비하면 초라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럭셔리 세단에는 걸맞지 않다.

속도를 올리면 생각보다 빨리 풍절음이 들이닥친다. 왠만한 속도에서도 조용한 실내를 유지했던 스팅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서스펜션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겠다. 전자제어 방식을 채택한 덕분에 지형이나 상황에 따라 감쇄력이 달라지는 것은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 세팅값이 너무 '물렁물렁'한 탓인지 안락함은 적다.

그렇다고 해도 G70이 동급 럭셔리 세단 중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가격이 최대 5,000만원 초반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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