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스웨덴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했다. 볼보가 뉴 XC60을 출시하고 독일 3사 중형 SUV와 겨루겠다고 나선 것이다.

볼보가 표방한 XC60의 정체성은 다름아닌 럭셔리다. 럭셔리라면 독일 브랜드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를 최고로 꼽는다. GLC가 XC60의 라이벌이 되는 셈이다.

두차의 기본적인 제원은 거의 같다. 길이는 각각 4,688mm와 4,660mm, 휠베이스도 2,865mm, 2,875mm다. 두 차량 모두 4륜구동을 사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 GLC(왼쪽)와 볼보 뉴 XC60. 각 사 제공

파워트레인은 XC60 D4를 기준으로 2리터짜리, GLC는 2.2리터짜리 4기통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대신 XC60은 트윈터보를 써서 최고출력을 190마력이나 낸다. GLC는 싱글터보로 170마력까지 밖에 못낸다. 최대토크는 40.8kg·m으로 동일하다.

단 실제 가속성능에서는 GLC가 다소 앞설 것으로 보인다. 공차중량이 XC60은 2,115kg이나 되기 때문이다. GLC는 1,985kg으로 동급 대비 가벼운 편이다.

도심형 SUV라는 기준으로 승차감도 GLC가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 서스펜션이 전륜 코일스프링, 후륜 멀티링크다. 변속기도 9단으로 XC60의 8단보다 촘촘하다.

XC60은 전륜 더블 위시본에 후륜 인테그랄 엑슬을 썼다. 지형이 험한 스웨덴에서는 유용하겠지만, 도로 포장이 잘 된 우리나라에서는 오프로드에서나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볼보코리아가 내세운 XC60의 장점은 ‘럭셔리’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XC60을 “국내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XC60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선을 최소화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해 단순하다. 이정현 디자이너에 따르면 선의 개수는 불과 3개다.

여기에 스웨덴의 장인정신을 불어넣어 북유럽식 럭셔리의 진가를 보여준다. 특히 상위트림인 인스크립션에 사용된 나무는 스웨덴의 고급목인 ‘드리프트 우드’로 마감해 특별한 모습을 연출한다. 최고급 나파가죽과 9인치짜리 큼직한 디스플레이가 방점을 찍는다.

물론 GLC도 충분히 럭셔리한 모델이다. 벤츠의 트레이드 마크인 송풍구 세개를 비롯해 고급 가죽 시트 등 다양한 고급 요소들이 있다.

그래도 벤츠 SUV 중에서는 엔트리급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고가의 나무 소재까지 쓰면서 ‘스웨디시’ 감성을 재현한 XC60과 비교하면 평범하다.

특히 안전에 대해서 XC60은 거의 완벽에 가까워졌다. 볼보의 여느 제품처럼 XC60은 전 트림 ‘시티 세이프티’를 기본 장착한다. 여기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안전기능이 추가됐는데, 바로 3가지 충돌 회피지원 기능이다.

XC60에 최초로 장착된 충돌 회피 기능은 지능형 시스템 ‘인텔리세이프’를 활용해 사고가 예상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스티어링을 조작한다. 차선을 벗어나는 순간뿐 아니라, 전방 추돌이 우려되는 상황, 차선 반대 차량이 갑작스레 나타났을 때도 XC60은 탑승자를 안전하게 지켜준다.

가격은 XC60이 인스크립션 트림 6,740만원, GLC가 220d 프리미엄 6,990만원으로 거의 비슷하다. 다만 XC60은 국내 판매가를 유럽 판매 가격의 최대 30%까지 낮춘만큼, 실제 가격 경쟁력은 더 높다는 것이 볼보 관계자 설명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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