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설인아는 연예계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했다. 지난 4월 종영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도봉순)에서 인국두(지수)의 여자 친구 조희지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후 MBC ‘섹션TV 연예통신’ MC 자리를 바로 꿰찼다. “대체 설인아가 누가야?”라는 반응이 나오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얼마 전 종영한 KBS2 드라마 ‘학교 2017’에선 풋풋한 여고생으로 완벽 변신했다. 2015년 데뷔한 설인아는 약 2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했다.

“‘학교 2017’은 고등학교 추억이 생기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사실 중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해 고등학교 추억이 거의 없다. ‘학교 2017’ 촬영하면서 고교 시절 못 누린 추억을 쌓게 돼 행복했다. 실제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친 느낌이 든다.”

극중 설인아는 금도고의 퀸가 홍남주를 연기했다. 지수에 이어 장동윤 여자 친구 역을 맡아 부러움을 샀다. “지수 오빠는 듬직하고, 동윤 오빠는 섬세하다”고 귀띔했다. 그래도 “캐릭터 적으로 보면‘도봉순’ 속 국두가 나쁜 남자여서 더 끌렸다. 실제 두 분의 매력이 정말 다르다”고 덧붙였다.

‘도봉순’은 10%에 육박하는 시청률과 함께 신드롬을 일으켰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학교’ 시리즈는 스타 등용문으로 꼽힌다. 장혁, 조인성, 하지원, 임수정, 김우빈, 이종석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설인아 역시 ‘학교 2017’ 캐스팅 당시 누구보다 행복했다.

“‘도봉순’과 ‘학교 2017’ 종영 후 반응은 완전 다르다. 차근차근 밟아 왔는데, ‘도봉순’ 때는 낙하산처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뭐가 있나 보다’ ‘집이 잘 사나 봐’ 별의 별 얘기가 다 나왔다. ‘학교 2017’ 통해서는 설인아 보다 남홍주로 기억해줘서 좋다. 남주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길 지나가면 다들 ‘홍주다!’라고 불러줘서 감사했다.”

‘학교 2017’ 촬영하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를 묻자 “매 순간”이라도 답했다. 학창시절 추억처럼 남아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김정현을 비롯해 김세정, 장동윤 등 20대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해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즐거웠단다. 다들 “대휘야” “태운아” 극중 이름을 부르며 친구처럼 지냈다고.

“강당 신에는 거의 모든 출연자가 모여서 촬영할 때 정말 즐거웠다. 급식실 신 찍을 때도 행복했다. 첫 촬영이었는데 ‘학교 2017’에 대한 소속감이 들어서 좋았다. 실제 금도고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때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남주가 점점 학교를 안 나오지 않았냐. 학교 갈 때가 가장 행복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최고였다. 거의 생방송으로 촬영이 진행됐지만 쉬는 시간에 빙고 게임 등을 하며 추억을 쌓았다. 때문에 스태프들은 담임 선생님처럼 “조용히 하라!”고 소리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한 명만 꼽을 수 없다”면서도 “(김)세정이와 동윤 오빠가 정말 장난꾸러기”라고 웃었다. “수학여행 신이 없어서 아쉬웠다. 다른 스케줄 때문에 종방연에 못 갔는데 마치 동창회에 못 간 느낌”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어 어색할 줄 알았지만 “다행히 감을 잃지 않을 때 고등학생 역을 맡아 재미있었다. 반가운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데뷔하고 나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도봉순’ 혹은 ‘학교 2017’도 아닌 MBC 드라마 ‘옥중화’ 단역으로 캐스팅 됐을 때였다. “첫 대본 리딩이었다. 이병훈 감독님은 대본 리딩에 단역부터 주연까지 모두 불러 연기 지도를 해줬다. 대선배들이 함께 있어서 기에 눌리고 ‘대사 틀리면 어떡하나’ 덜덜 떨었었다. 아직까지 첫 대본 리딩 때 설렘을 잊지 못한다.”

설인아는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중요시한다. 혼자 자취 하며 진돗개를 키우고 있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시간도 소중한 일부분이다. 또 혼자 살다 보니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밥 먹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혼자 밥 먹으면 강아지가 외롭지 말라고 옆에 함께 있어 준다.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설인아는 유기견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다. 지금 키우는 반려견 역시 유기견으로 임시 보호를 맡으며 입양했다. “유기견 보호센터가 꽉 차면 유기견 보호카페 회원들이 집에서 임시보호 하곤 한다. 카페에서 입양자를 찾는다는 글을 보자마자 키우고 싶었다. 반려견을 키우는 건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른다. 입양한지 1년 6개월 정도 됐는데, 강아지가 기분 좋으면 나도 행복하다”며 애견인의 면모를 보였다.

설인아는 스스로 “운이 좋은 배우”라고 평했다. 그렇다고 노력 없이 단 번에 주목 받은 건 아니다. “3년 간 오디션 본 작품이 100편은 넘는다”고 설명했다. ‘섹션TV’ MC로서 배우들을 직접 인터뷰하러 가곤 하는데 “부러울 때가 많다. 배우 대 배우로 만나서 작품 얘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액션부터 멜로, 코믹까지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롱런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이상형 조진웅 선배와 한 작품에서 만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롤모델은 김혜수 선배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노련미를 갖춘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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