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 모습.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경륜 양대산맥으로 군림하던 범수도권과 범창원권의 무게추가 범수도권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지난 광명 35회차까지 특선급 결승전을 분석한 결과 창원권의 우승은 9회에 불과한 반면, 수도권은 무려 26회의 우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 입상 결과를 살펴봐도 창원권은 5회, 수도권은 22회로 수도권의 완승으로 끝난 경주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창원권은 머릿 수에서 밀리지 않았던 경주와 슈퍼특선급 선수들이 주축이 됐던 경주에서도 수도권에 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창원권은 광명 1회차 결승전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성낙송, 이으뜸, 류재민이 호흡을 맞춘 창원권은 성낙송-이으뜸이 쌍승 2.4배의 최저배당을 형성하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신은섭의 선행, 김주상의 추입, 이욱동의 마크로 맞선 수도권에 1, 2, 3착을 모두 내주며 쌍승 85.9배, 삼복승 47.1배의 이변을 제공했다. 2회차에서도 류재열, 김민철, 강진남으로 맞선 창원권은 수도권의 박병하-유태복에게 역부족이었고, 3회차 역시 슈퍼특선급 이현구, 박용범에 이명현까지 가세했지만 정종진-김현경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4회차에서는 반등에 성공했다. 각각 인기순위 5, 3위로 출전한 이으뜸-류재열 콤비가 이으뜸의 선행 우승과 류재열의 마크 2착이 어우러지면서 수도권의 박병하, 정하늘, 김형완을 꺾고 쌍승 23.8배를 합작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 후 창원권의 동반입상은 12회차 성낙송-이명현, 13회차 박용범-이현구, 28회차 이현구-박용범, 33회차 윤민우-류재열에 불과했고, 그 사이 수도권은 수많은 동반 입상을 성공시키며 창원권의 기를 꺾어놨다.

특히 창원권 슈퍼특선급 성낙송, 박용범과 수도권 2진급이 격돌한 지난 35회차 결승에서 대부분의 팬들은 성낙송, 박용범의 낙승을 예상했다. 둘은 고객들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쌍승 2.0배의 최저배당을 형성했다. 성낙송의 폭발적인 젖히기에 매료됐던 많은 고객들은 결승에서도 성낙송의 젖히기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초주 강준영, 황인혁, 김주상, 김형완이 앞선을 점령한 수도권은 강준영이 그대로 시속을 올리기 시작했고, 탄력을 제대로 받은 황인혁이 젖히기로 가볍게 넘어서면서 김주상이 밀착마크로 따라붙었다. 성낙송도 젖히기로 응수하면서 대열을 넘어서려 했지만 김주상의 견제에 걸리면서 6착으로 밀렸고, 성낙송을 믿고 가던 박용범은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반면 완벽한 팀 플레이를 통해 황인혁-김주상-강준영 순으로 1, 2, 3착을 싹쓸이한 수도권은 쌍승 70.8배, 삼복승 154.1배의 대박을 덤으로 안겨줬다.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창원권은 슈퍼특선급 이현구, 성낙송, 박용범이 각각 상황대처 능력 부족, 경기운영 미숙, 자력승부 능력 부족을 드러내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2진급 선수들의 성장도 둔화됐다. 반면 정종진 중심의 범수도권은 젊은 선수들의 빠른 성장과 확실한 역할 분담을 통해 세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며 "수도권의 독주 분위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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