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블록체인 기술, 음원 수익 현실화 열쇠 될까
[이슈] 블록체인 기술, 음원 수익 현실화 열쇠 될까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7.10.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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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뮤직 시안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음악으로만 돈을 벌려고 하니까 안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만으로 돈을 벌 수 있게 수익구조를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가수로 20년을 살았지만 돈은 음악이 아니라 광고나 화보 등 외적인 것들로 벌었어요.”

지난 7월 새 앨범 ‘블랙’을 발표한 이효리가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자신의 생활비 걱정을 하는 김수용에게 “저 이효리예요”라고 말할 정도로 남부럽지 않은 경제력을 영위하고 있는 그이지만 수익을 음원만으로 한정하면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는 것. 이날 방송에서 이효리는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벌어들인 음원 수익이 3,800만 원에 그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음원수익배분율 개정안에 따르면 음원 한 곡이 팔릴 때 이 가운데 실연자, 즉 가수와 연주자는 판매금의 6%를 갖는다. 작곡자, 작사자가 갖는 비율이 10%다. 제작사와 음악 서비스 업체들은 40%가 넘는 판매금을 가져간다. 세계 음악시장의 규모는 498억8,600만 달러, 이 가운데 디지털 음악시장은 77억3,100만 달러로 전체 시장의 15.5%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가운데 하나로 한국은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실연자들이 적절한 수익을 배분 받을 수 있도록 시장 생태계를 개편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글로스퍼의 김태원 대표와 음원 유통 플랫폼 기업인 재미컴퍼니의 안신영 대표, 전 대한체조협회 국가대표팀 음악감독이자 DJ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권민찬 썸머베케이션 대표 등은 최근 서울 강남구 윤당아트홀 Y갤러리에서 ‘블록체인으로 만드는 음원 유통의 혁명’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재미뮤직 작업 사진

블록체인이란 분산식 원장(Distributes Ledger)이란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거래정보가 기록되는 블록들이 사슬처럼 연결돼 거래 기록이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분산 및 공유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신뢰도 높은 중앙 중개기관이 거래에 따른 장부를 종합적으로 관리한 반면 이 기술은 온라인 P2P(Peer-to-Peer) 네트워크에 분산해 모든 거래 주체가 거래 정보를 함께 기록하고 보유하는 구조를 갖는 게 특징이다. 모든 기록이 공유되는 만큼 자료의 위ㆍ변조가 쉽지 않고 특정 사용자가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저작권 및 로열티 문제에 민감한 음악 산업의 경우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탈중앙화 형태로 발전,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라이센싱이 기대된다는 게 대담 참여자들의 의견이다.

블록체인을 도입할 경우 기존 중간기업들이 자본에 기대 취해온 수수료가 무력화된다. 소비자와 생산자(저작권자)를 바로 이어줄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또 이전까지는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어야만 자신의 음악을 팔 수 있었고, 판매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에이전트에 제공해야 했다면, 블록체인을 도입할 경우 처음부터 저작권을 개인이 만들어 가질 수 있다. 또 소규모 사업자나 개인 역시 글로벌 스케일로 음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블록체인 솔루션 업체임 미디어체임 랩스(Mediachain Labs)를 인수했다. 이는 블록체인에 대한 거대 중간기업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 스타트업들에게는 이런 대형 기업들의 움직임이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전송 시간이 기존보다 느리다는 점도 블록체인기술의 현재 한계점이다.

재미컴퍼니는 최근 글로스퍼와 음악 플랫폼 재미뮤직의 합작사업 및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블록체인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재미컴퍼니의 부대표인 남기상 작곡가는 “저작권 보호를 통해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장하려면 가장 먼저 음원 유통시장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해킹을 막는 기술인 블록체인을 음원 유통 시장에 접목하면 무분별한 음원 복제를 불가능하게 해 완벽하면서도 강력한 저작권 보호를 실천할 수 있다. 또 개인과 개인의 형태로 음원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 구조도 더욱 투명해진다”고 강조했다.

사진=재미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