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긴긴 추석 연휴 TV는 미니 극장이 된다. 약 열흘 여의 연휴 동안 방송사들은 저마다 특선영화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올 추석 특선영화는 흥행작들이 유난히 대거 편성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총파업으로 추석 특집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전파를 타지 않는 점을 감안, 흥행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영화들로 편성표를 채우고 있다.

천만영화 잇단 편성

천만영화 상영은 3일부터다. OCN이 천만영화를 가장 많이 편성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암살’을 방송하며 7시 20분에는 ‘베테랑’이 전파를 탄다. 이어 추석 당일인 4일 오전 8시 10분 ‘국제시장’이, JTBC에서는 오후 8시 50분에 ‘변호인’이 방영한다. 특히 ‘변호인’의 TV 방영은 최초로 천만배우 중 한 명인 송강호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기한다. 천만영화 역대 10위의 ‘부산행’도 전파를 탄다. 칸 국제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한 ‘부산행’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호평 받은 좀비 영화로 유명하다. 8일 오후 3시 30분 ‘인터스텔라’가, 9시 45분 스크린 채널에서 ‘변호인’이 지상파 채널에 이어 방송된다. 9일 오전 8시 30분에는 채널 CGV에서 천만영화 1위의 ‘명량’이 시청자들을 찾는다.

영화제가 선택한 영화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들이 TV 편성표에 입력돼 있다. 4일 채널 CGV가 오후 10시 30분에 ‘타이타닉’을 방송한다.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차지하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할리우드 감독 중 한 명인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케이트 윈슬렛이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두 편의 영화도 TV 최초 공개된다. 7일 오후 10시 MBC에서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KBS1에서는 오후 10시 20분에 ‘스포트라이트’가 방영된다. ‘라라랜드’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뮤지컬 영화로,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재즈 피아니스트, 배우 지망생을 맡아 애틋한 사랑을 연기했다. ‘제89회 아카데미’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주제가상으로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트라이트’는 ‘라라랜드’를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한 문제작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가톨릭 교회에서 10여년 간 일어난 아동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보스톤 글로브 소속의 탐사보도팀 스포츠라이트 기자들의 실화를 다뤘다. 미국판 ‘도가니’로 불리며 추악한 사제들의 면면을 다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9금과 로맨스 사이

그런가 하면 안방극장에서 보기 힘든 청불영화들도 추석 연휴에 편성됐다. 채널 CGV는 2일 밤 12시 10분에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확장판을 방송한다. 김민희와 김태리의 베드신부터 변태적 행위에 가까운 장면들이 곳곳에 있으니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TV 시청을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스크린 채널은 3일 오후 10시 20분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을 방영한다. 이 영화 역시 잔인한 폭력장면과 재벌, 정치인 들의 유흥장면 등 수위가 높은 장면들이 얼마나 공개될 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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