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여느 해보다 길고 긴 추석 연휴다. 약 10일 간의 긴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추석 대목을 노린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했다. 황금연휴 전 개봉한 ‘킹스맨: 골든서클’(27일 개봉, 킹스맨2)는 빠른 흥행 속도를 자랑하며 독주중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추석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극장에 몰릴 것으로 전망되며 박스오피스 판도 역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킹스맨2’ 탓에 상대적으로 기를 피지 못 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소재의 영화 ‘아이 캔 스피크’(9월 21일 개봉)는 추석 가족 관객층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봉작들의 뒤를 이어 이병헌, 김윤석 주연의 150억 대작 ‘남한산성’(10월 3일 개봉)과 마동석, 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10월 3일 개봉)도 본격적인 추석 관객 몰이에 나선다.

■ 너나 할 것 없이 ‘킹스맨’ 열풍

전편에 이어 ‘킹스맨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킹스맨2’는 개봉 3일 째 100만, 5일 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빠른 흥행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또 역대 추석 연휴 최고의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의 200만 기록 속도를 3일 이상 앞당기며 흥행 질주 중이다. 청불 영화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관객 동원력을 과시하고 있다.

‘킹스맨2’는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이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만난 형제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과 함께 골든 서클의 계획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콜린 퍼스의 부활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전편보다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특유의 잔인함 역시 배가됐다. 다만 ‘킹스맨’ 특유의 ‘병맛’ 코드와 ‘B급 코미디’는 덜어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 온 가족이 함께라면 ‘아이 캔 스피크’

‘아이 캔 스피크’는 ‘수상한 그녀’(2013년)로 설 연휴 극장가를 사로잡은 나문희의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영화는 구청의 블랙리스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과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엮이며 밝혀지는 옥분의 진실을 담는다. 표면적으로는 휴먼 코미디 장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옥분의 가슴 아픈 과거사가 드러나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과거의 아픈 참상에 주목한 기존의 영화들과 달리 ‘아이 캔 스피크’는 사건보다 사람에 집중함으로써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 역시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 연령층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다.

■ “이 배우들 조합 실화냐”..‘남한산성’

추석 전 날인 개천절에 개봉하는 ‘남한산성’은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영화는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남한산성’은 ‘킹스맨2’를 위협하는 대작으로 꼽힌다.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 영화로 관객들의 접근성이 높다. 게다가 ‘광해, 왕이 된 남자’ ‘사도’ 등 사극들이 명절에 사랑받았다는 점에서 ‘남한산성’ 역시 관객에게 선택 받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고어체 대사들과 액션보다는 언어의 전쟁으로 이뤄진 영화인만큼 ‘스펙터클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 “의외의 꿀잼”..‘범죄도시’

‘범죄도시’는 ‘킹스맨2’ ‘남한산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됐다. 하지만 개봉 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의외의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오락과 액션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실화 형사 액션이다. 주먹 한 방으로 원 펀치 넉다운 시키는 형사 마동석과 통제 불가 조선족 조폭으로 변신한 윤계상의 대립 구도가 흥미진진하다.

‘킹스맨2’와 마찬가지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다. 영화는 초반부터 수위 높은 잔인한 장면을 배치했다. 특유의 잔인함과 오락성을 갖춘 영화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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