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지난달 22일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은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국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진 셈이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지난 3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플렉스워시'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서병삼 부사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정했다. ITC는 삼성과 LG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향후 세이프가드 조치시 배제하도록 했다.

ITC의 이날 피해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청문회 등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 기조를 일찌감치 천명한 만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월풀이 청원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은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이다.

ITC는 이어 12월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