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장기대출) 잔액 중 절반 이상이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잔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카드사별 카드론 잔액현황’을 살펴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4조4,06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건 이상의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잔액이 14조8,615억원으로 전체의 60.9%였다. 2건의 빚을 진 차주의 카드론 잔액은 6조1,687억원, 카드론 1건만 이용한 차주의 잔액은 3조3,768억원이었다.

5~6등급의 중신용자가 카드론을 애용했다. 신용등급이 5등급인 사람들의 카드론 잔액이 7조4,4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등급(6조7,324억원), 7등급(4조2,688억원)이 뒤를 따랐다.

카드사별 카드론 잔액은 신한카드 5조7,850억원, KB국민카드 4조5,691억원, 삼성카드 4조1,020억원, 현대카드 3조2,772억원, 롯데카드 2조5,844억원, 우리카드 2조1,576억원, 하나카드 1조9,31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2013년 말 12조7,059억원에서 지난해 말 23조6,845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카드론 연체율은 지난 5월 기준 1.54~2.57% 수준으로 연체 잔액만 1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카드론 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박 의원은 경고했다.

박 의원은 “카드사는 회사채 발행 등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미국 금리인상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금리상승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환 부담이 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론은 연체 시 20%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돼 주의가 필요하다”며 “카드사도 수익을 올리기 쉬운 카드론 사업에 집중하기보다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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