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도 디자인 경영 강화에 나섰다.  현지 경험이 풍부한 스타 디자이너들을 디자인센터 담당 임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앞으로 어떤 현지 전략 차들이 나올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기아차는 오는 11월부터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인 담당에 올렉 손 상무를 임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올렉 손 상무는 프랑스 PSA그룹에서 30여년을 활약한 베테랑 디자이너다. 2008년부터 4년간 PSA 그룹의 중국 디자인센터를 구축한 중국 시장 전문가이기도 하다.

올렉 손 상무의 손길이 닿아있는 시트로엥 C3 피카소. 시트로엥 홈페이지

앞서 현대차는 지난 6월 중국 디자인센터장으로 사이먼 로스비 상무를 영입한 바 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1 1세대가 대표 작품으로, 폭스바겐 중국 디자인 총괄로 근무하던 중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두 임원은 앞으로 각각 현대·기아차의 중국 현지 전략형 모델 디자인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도 본격적인 디자인 경영을 시작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 기아차의 지역 본부는 각각 현지 전략 모델에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두 임원은 중국에서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신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임원의 대표작은 주로 소형 세단이다. 올렉 손 상무는 시트로엥의 C3와 C2, 프리미엄 브랜드인 DS 개발을 이끌었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도 폭스바겐의 중국 현지 모델인 산타나와 뉴 라비다를 만든 주역이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가 디자인에 참여한 폭스바겐 산타나. 폭스바겐 홈페이지

중국에서도 소형 세단이 인기가 높은데다가 현대·기아차의 인기 모델도 소형차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두 임원에 대한 기대도 높다.

아울러 사이먼 로스비 상무는 벤틀리 컨티넨탈 GT 1세대와 폭스바겐의 콘셉트카인 C coupe GTE 등 대형 세단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어, 대형 세단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기아차가 지난 9월 중국 창청기차에서 영입한 피에르 르클레어 상무는 국내 디자인센터에서 스타일링 담당으로 근무한다. 이상엽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과 같은 업무다.

피에르 르클레어 상무가 디자인한 하발 H6. 하발 홈페이지

피에르 르클레어 상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SUV인 하발 H6를 디자인한 인물이다. 윤선호 기아차 디자인센터장과 함께 글로벌 기아차의 디자인 전략과 방향을 정립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역 본부가 고유의 디자인 권한을 갖고 있긴 하지만 본사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며 “근무지는 다르지만 3명의 중국 전문 디자이너들은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현대기아차의 미래 디자인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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