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카드론 수익 악화로 카드사들이 또 다른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 등 두 갈래로 정조준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카드론 수익 악화로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시장과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자동차 할부시장에서의 성장은 눈에 띌 정도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카드사가 보유한 할부금융자산 잔액은 4조7,000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말 잔액이 2조4,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카드 등 5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도 781억5,3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2억7,900만원 늘었다.

국민카드는 2015년말 4억원이었던 할부금융자산이 올해 6월말 6,500억원까지 크게 확대됐다. 우리카드도 같은 기간 36억원에서 3,600억으로, 삼성카드도 3,000억에서 1조4,000억원이 됐다.

카드사들의 힘은 낮은 조달금리다. 할부금리는 내리고 혜택은 더하면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차 할부시장의 전통 강호였던 캐피탈도 무릎을 꿇을 날이 머지 않았다.

신차 자동차 할부금융의 최강자인 현대캐피탈은 지난 4월부로 할부금리를 4.5% 선으로 낮췄다. 캐피탈사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카드사들보다는 높다. 카드사들은 캐피탈사보다 채권 판매 신용이 높은 만큼 1%~1.5%까지 낮은 3%대 할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은 아직까지 할부금융업 등록을 할 수 없고, 할부금융업이 가능한 캐피탈 등을 인수해야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며 “현재 할부금융업에 진출한 업권 중에서는 카드사가 가장 우량하다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금융사 지급보증이 허용되면서 카드사들이 해외 금융기관과 협업할 수 있는 길도 더 넓어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9월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청취한 의견을 바탕으로 해외 장기체류자의 카드발급을 위한 지급보증을 허가했다.

해외 장기체류자는 국내 카드사의 신용보증을 받아 현지 금융사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됐다. 국내 카드사는 현지 금융사와 해외 장기체류 고객에게 수수료를 챙기고 현지 금융사와 협업의 발판을 넓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미 국내 카드사들의 동남아 진출은 활발하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동남아 현지에 먼저 진출한 금융지주를 발판 삼아 발을 넓히는 중이다. 기업계 카드사들도 캐피탈, 멤버스, 유통 사업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장기적인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롯데카드가 최근 베트남 현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며 베트남에 진출했다. 국민카드는 미얀마와 미국에, 하나카드는 일본, 우리카드는 베트남에 각각 도전장을 냈다.

한편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1% 늘었지만 대부분 단기성이익에 기댔다. 가장 가파른 순이익 확대를 거둔 신한카드는 회계 기준이 달라지면서 지난 1분기에 대손충당금 3,600억원이 들어왔다. 일회성 요인을 뺀 순이익은 도리어 지난해와 비교해 22.4% 줄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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