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보험상품의 초기 청약철회 비중이 늘어나면서 난해한 보험용어를 개선하고 불완전판매를 근절하려는 보험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변액보험의 청약철회 비중이 증가하면서 어려운 보험용어에 따른 불완전판매가 소비자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신계약 중 청약철회 비율은 6.11%다. 올해 변액보험에 가입한 16명 중 1명은 조기에 계약을 철회한다는 의미다. 전년 동기(5.17%) 대비 0.94%p, 지난해 연간(5.96%)과 비교하면 0.15%p 오른 수치다.

변액보험 등 어려운 보험용어가 소비자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인다.

보험용어는 금융특성을 집약한 약어와 한자가 자주 쓰여 해설을 찾아보지 않으면 직접적인 뜻을 알 수 없다. 최근 영단어도 보험상품명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변액보험이란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서 운용비(사업비)를 제한 금액을 유가증권 등에 투자해 투자 수익이 나면 실적을 보험금에 얹어주는 상품이다.

‘변액’이라는 단어는 곧 원금을 투자금으로 운용한다는 의미다. 보험료에서 사업비(투자 대리비)를 빼고, 수익률이 적자가 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실적이 좋지 않을 때 해약하면 원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하지만 용어만으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변액보험의 최근 10년간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장밋빛 수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장기 변액보험 10개 상품 중 7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CI’와 ‘유니버셜’도 한눈에 의미가 들어오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CI보험은 종신보험과 유사하게 사망시 납입 보험금을 돌려주면서, 사망 전 중대질병(CI)을 앓을 경우 중간 환급도 해주는 상품이다. 중대질병을 인정받기가 다소 까다롭고 약관상 심각성을 따지는 규정도 세세하다.

유니버셜보험은 납입 개시와 중지가 자유로운 상품으로, 최근 변액보험과 결합해 ‘변액유니버셜보험’ 등의 형태로 자주 팔린다. 투자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 원금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이밖에 유배당과 무배당, 갱신형과 비갱신형도 자주 쓰이지만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용어다.

사회초년생 A씨는 “어떤 보험이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는데 상품군 중에서 다시 딱 맞는 상품을 고르기가 산중의 산”이라며 “변액보험이나 CI보험 등은 무엇을 보장하는지, 보험인지 투자상품인지도 헷갈린다”고 말했다.

한편 판매채널 별로도 청약철회 비중이 갈린다. 비대면채널 판매가 설계사를 통한 대면채널 계약보다 청약철회 비율이 높았다.

생보업계 기준으로 텔레마케팅(12.46%), 홈쇼핑(12.76%), 다이렉트(10.21%) 등 비대면채널의 청약철회 비율이 1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보험회사 전속 설계사(5.09%), 개인대리점(4.82%), GA(6.59%) 등 대면 채널은 상대적으로 청약철회 비율이 낮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청약철회 계약 건수는 생보와 손보업계 모두 소폭 개선됐다”며 “비대면채널과 대면채널, 상품별로 청약철회 비중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비대면채널 상품 판매안내를 강화하고 보험용어 수정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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