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자동차 할부 프로그램은 모아둔 돈이 많지 않은 2030세대의 ‘마이카’를 실현하는 쉬운 방법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더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많은 힘을 들인다.

하지만 보험료 등을 합치면 실제 유지비는 훨씬 늘어나는데다가, 사실상 장기 신용 대출이라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월 부담금을 최소로 줄인 자동차 할부프로그램. 하지만 실제 부담은 훨씬 많은데다가, 위험 부담도 적지 않은 만큼, 구매 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스포츠경제DB

기아자동차는 이번달부터 ‘스팅어 마이 플랜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스팅어를 구매할 때 할부 기간, 유예율, 선수율, 금리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 구매 금융 상품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스팅어를 최저 월 14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2.0 터보인 드림에디션을 48개월 할부, 유예율 70%, 선수율 20%를 적용하는 경우다. 같은 조건으로 2.2디젤 모델은 15만원, 3.3터보 GT는 18만원이다.

그 밖에도 국산차업계는 상시 할부를 기본으로 매달 특정 모델에 대한 특별 할부 판매를 시행한다. 쌍용차 밸류업 할부와 G4 렉스턴을 대상으로 하는 G4 마이스타일, 쉐보레 콤보 할부가 대표적이다.

할부 프로그램 판매는 특히 수입차 업계에서 더욱 활발하다. 소비자 선호도는 높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부담을 줄이는 것만으로 판매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MW 5시리즈가 지난 9월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를 탈환한 것도 '1% 스마트업 프로그램'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자동차는 스팅어 마이플랜프로그램을 통해 최저 월 14만원으로 스팅어를 구매할 기회를 제공한다. 기아자동차 제공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할부 상품만 잘 내놔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다"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에도 인피니티의 '3·3·3 프로모션', 시트로엥 '오너스 프로모션' 등 수입차 할부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할부 프로그램은 월 부담금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경차가 월 수만원대, 수입차도 5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은행보다 좋은 조건의 이자를 제시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차량 구매에도 유용하다. 할부 기간이나 선수율 등 조건에 따라 3~5%가 적용되며, 차종에 따라 무이자 혜택도 주어진다.

여기에 추가 혜택까지 제공한다. BMW 1% 스마트업 프로그램은 '5케어 프로그램'을, 스팅어 마이플랜 프로그램은 '스크래치 보상 서비스'를 추가로 지원하는 등이다.

단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전 미리 알아둬야할 것이 있다.

우선 할부 프로그램은 신용대출 상품인 만큼 개인 신용등급을 떨어뜨린다. 상대적으로 신용 등급이 낮은 편인 2030세대에게는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할부금을 연체하면 소송뿐 아니라 차량 압류까지 당할 수 있다. 원 부담금이 적은 할부프로그램은 상당수가 할부 기간을 48개월 이상으로 설정하는 만큼, 오랜 기간 할부금을 꾸준히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중도 상환 수수료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할부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일시불로 차량가액을 납입하면 추가로 계약 해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 때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받는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차량가격 외에 드는 유지비가 적지 않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유류비, 보험료, 관리비, 수리비 등이다. 특히 자동차 보험 가입은 의무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가입을 미루다가 형사 처벌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고가의 수입차들은 월 부담금을 내린다고 보험료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보험 연장을 안했다가 사고가 나서 보험 혜택도 못받고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잦다"고 당부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리하게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2030세대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부담이 적다고 써야하는 돈이 줄어들지는 않는 만큼, 자신의 소득 수준을 감안해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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