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8’ 배터리 팽창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에 애플이 조사에 착수했지만, 업계에선 애플이 아이폰8에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무리하게 배터리 설계를 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8’ 배터리 팽창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봉황망 캡처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타이완과 일본, 캐나다, 그리스 등 각국에서 아이폰8 배터리 팽창 사례가 나오고 있다. 각국 신고자들이 공개한 아이폰8의 사진을 보면 아이폰8 배터리가 내부에서 부풀어 올라 본체와 디스플레이가 벌어진 모습이다.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직원이 본체와 액정이 분리돼 부풀어 오른 아이폰8이 반품됐다며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렸다. 매장 직원이 이 같은 사진을 올린 것으로 볼 때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8을 해외에서 산 구매자가 부풀어 오른 배터리 관련 글을 아이폰 이용자 커뮤니티 카페에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8 배터리 관련 신고가 잇따르자 애플은 “우리는 이 사실(배터리 팽창 문제)을 주지하고 있으며 현재 조사 중”이라는 발표했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태블릿PC 같은 전자기기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전자가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전해질로 채워져있다. 배터리를 오래 쓰다 보면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을 계속하면서 리튬이온배터리 내부의 전해액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swelling) 현상이 발생한다.

배터리가 오래되거나 외부 충격, 고온 노출, 심한 발열 등이 있으면 이런 현상이 더욱 쉽게 생기지만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에서 이 같은 사례가 나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국내외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8 두께를 얇게 만드느라 무리한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애플 측이 배터리 불량 원인에 대해 운송 과정에서 문제가 됐을 수도 있다는 답변을 했지만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에서도 똑같은 불량 사례가 보고됐다”며 “애플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아이폰8의 배터리 결함은 아직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처럼 배터리 소손과 같은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아이폰8 배터리 불량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애플도 삼성전자처럼 전량 리콜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수백만대가 판매된 제품 중 몇 건 정도라면 별 일이 아닐 수 있다”며 “갤럭시노트7 사태를 떠올리면 아이폰8 스웰링(팽창) 현상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8은 지난 9월 22일 1차 출시국 29개국을 비롯해 현재까지 58개국에 정식 출시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3차 출시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터리 문제로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던 국내 예약판매 일정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배터리 조사에 나서면서 국내 출시일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제품에서 이런 현상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보면 배터리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리콜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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