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해 본격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금호타이어 CI. 사진=연합뉴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실사에 착수한다. 실사 기간은 약 두달이다. 이번 실사에서는 생산 원가 구조, 자금 수지, 미래 손익 전망 등 금호타이어 경영과 재무 현황 전반을 꼼꼼히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매각이 실패하면서 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다시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게 됐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 후 실적이 악화한 이유가 무엇인지,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필 계획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경쟁력도 제대로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출한 경영 정상화 방안(자구안)을 자구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중국에 난징, 톈진, 창춘 등 생산공장 3곳과 판매법인 1곳을 두고 있다. 중국 시장은 한때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의 40%까지 견인했으나 최근에는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채권단은 경영진이 우호적인 인사로 교체되는 데 기대를 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용퇴함에 따라 채권단은 지난 12일 실무책임자 회의를 열고 김종호 전 금호타이어 사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2009∼2012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면서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상당한 경영 성과를 거둔 점과 조직 구성원들의 두터운 신망, 타이어 업계에 대한 전문성 등이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오는 12월 1일로 개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선임이 확정된다.

채권단은 실사 결과가 나오면 연말까지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상화 방안에는 중국 공장 처리방향, 신규 유동성 지원, 인원 감축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필요시 외부 전문가를 정상화 방안 마련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정상화 방안이 나올 때까지 중국 공장이 현지 외국계 은행에 진 빚 상환을 연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의 차입금은 채권단에 4억달러, 현지 외국계 은행 3,160억원이다. 채권단에 진 빚은 채권단의 결단에 따라 상환을 유예할 수 있지만 외국계 은행 채무는 불가능하다. 여기에 중국 법인 채무의 상당 부분을 금호타이어 본사가 지급 보증을 서 외국계 은행이 상환을 요구하면 본사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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