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츠런파크 서울 경주로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경마장에 가면 탁 트인 경주로를 볼 수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경주용 2면과 훈련 전용 경주로 1면이 설치돼 있다. 곱게 깔린 모래 위를 경주마들이 힘찬 발굽 소리와 함께 달리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주로에는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몇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결승 직선구간은 오르막길

경주로는 언뜻 보기엔 평평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구간별 높낮이가 다르다.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차이는 무려 2m나 된다. 특히 마지막 스퍼트 구간인 결승 직선구간은 오르막길로 돼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경주마의 지구력과 체력을 검증할 수 있으며, 결승선 통과 후 감속 시 경주마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주로에 경사를 준 이유는

경주로에는 안팎으로 경사도 있다. 경주마가 달리는 직각 방향으로 지면에 경사가 형성돼 있다. 곡선 구간의 경우는 안쪽이 낮고 바깥쪽이 높은데 이는 경주마가 달릴 때 원심력에 의한 저항으로 속도를 늦추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다. 직선 구간의 경우에는 비 또는 눈이 왔을 때 물이 양쪽 끝으로 빠르게 빠져나가 경주로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경사를 만들었다.

지면에 경사를 줘도 물이 땅 아래로 스며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주로에 쌓인 물은 땅 아래로는 흐르지 않고 양 옆으로만 이동하게 돼 있다. 즉, 연직배수는 불가하고 수평배수만 가능한 것이 경주로의 특징이다.

◇모래는 매년 2회 교체

경주로의 모래는 1년 내내 같은 모래일까. 아니다. 모래는 매년 2회 정기적으로 교체된다. 말이 훈련 또는 경주를 하면서 배설물이나 털 등이 모래와 함께 섞이고, 말이 달릴 때 충격에 의해 모래가 조금씩 부서진다. 때문에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경주로 모래를 교체하는 것이다.

◇두꺼워도 얇아도 안 되는 모래

경주로의 모래 두께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로의 모래 두께는 8cm이다. 모래가 너무 두껍게 쌓여 있으면 경주마가 빠르게 달릴 수 없다. 해변가에서 달리기를 하면 빨리 뛰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반대로 너무 얇게 쌓여 있어도 곤란하다. 경주마가 달릴 때 충격이 다리에 그대로 전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부상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화섭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