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서늘해진 가을 밤만큼이나 시장 투가자의 고민 역시 속절없이 깊어지는 요즈음이다. 내년 농사를 걱정하기 앞서 올 한해 성과를 성공적으로 갈무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 연말 장세의 성패는 역류(逆流)를 피해 순류(順流)에 얼마나 잘 편승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공산이 크다. 순풍의 돛단배마냥 바람과 물길 변화에 몸을 맡기고 실적 펀더멘탈 안전지대 교집합 업종으로 장세 변화를 쫓는 것이 연말 투자성과 제고의 요체일 수 있단 의미다. 이 같은 판단은 아래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연말 랠리를 이끌 시장 순풍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첫째, 외국인 수급의 본질과 러브콜의 추세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수급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에 기반한 패시브 자금이란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이유로 개별종목 매매가 아닌 프로그램 비차익 바스켓 매매가 그 주류를 형성하게 되며, 외국인 프로그램 수급이 주도하는 장세 하에선 시총 상위 업종대표주가 시장 주도주로 도약하게 된다.

관건은 외국인 러브콜의 추세화 가능성 판단이 될 것인데, ▲올 상반기까지 가중됐던 수급 피로가 3분기 숨 고르기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됐고, ▲미국 주도하 국내외 매크로 환경의 순환적 회복과 구조적 선순환 사이클 안착 징후가 뚜렷하며, ▲최근 외인 수급환경이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 경기 모멘텀과의 상관성이 확연해졌으며, ▲국내외 공히 중립이상의 실적 눈높이가 유지되고 있고, ▲신흥시장(EM) 대비 한국증시 이익기여도 비중과 시총 비중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단 점을 고려할 경우 4분기 국내증시 외국인 러브콜의 추세화 기대는 유효하다.

외국인을 쫓아 업종 대표주를 활용한 벤치마크(BM) 인덱싱(Indexing·연동) 플레이에 주력해야 하는 까닭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렇다.

올 연말까지 IT하드웨어/조선기계/증권/바이오헬스케어 등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한국과 미국(선진)증시간 섹터 로테이션 환경측면 커플링 경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증시 전체적으론 2015년 이래로, 외국인 수급측면에선 2016년 이후부터 상기 기류가 확연한데, ▲글로벌 전체를 압도하는 미국 경기 모멘텀, ▲중국을 위시한 EM 매크로 기대감 약화, ▲Fed 통화정책 정상화 사이클에 연유한 글로벌 증시 스타일 환경의 주기적 변화에 따른 결과로 유추 가능하다.

결국, 미국 및 선진증시 내 실적 모멘텀 보유 섹터/업종 주도권 결집 종목군의 경우 한미 증시간의 높아진 상관성을 바탕으로 국내증시 섹터 로테이션 환경변화를 이끄는 주도주로 전이될 공산이 크다.

미국/선진증시 실적 모멘텀과 한미 증시간 업종별 상관성, 이에 다시 최근 한달 새 내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수급과 실적변수를 고려해 업종대안을 압축해본다면, IT하드웨어/조선기계/증권/바이오헬스케어 등이 추려진다. 해당 업종 대표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 압축대응에 주력할 시점인 것이다. 글/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김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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