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독일과 일본 자동차 산업이 잇딴 스캔들로 위기에 빠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반독점 당국은 최근 예고없이 독일 뮌헨 BMW 본사를 방문해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독일 연방 카르텔청도 조사에 함께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차 업계가 독점 의혹을 받게된 이유는 폭스바겐이 정부에 보낸 서한 때문이다. 지난 7월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 서한을 입수해 1990년부터 폭스바겐과 BMW, 아우디, 포르쉐, 다임러가 담합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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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디젤자동차 요소수 탱크를 8ℓ로 줄이고 요소수 사용량도 적게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요소수 탱크는 배출가스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요소수 사용량을 조절하는 등 '디젤게이트'와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담합 의혹은 사실로 확인되는 분위기다. 보도 직후 다임러와 폭스바겐 등은 앞서 정부에 자진 신고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BMW 조사 소식 직후, 다임러는 EU에 최초 자진신고자로 벌금이 면제된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EU가 BMW만을 조사한 데에도, 다임러와 폭스바겐 등이 여전히 담합을 인정하지 않는 BMW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담합 의혹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9일 국내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론내겠다고 예고했다.

독일차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견인해온 일본차 업계도 심각한 '품질 쇼크'에 빠졌다.

우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닛산이다. 지난 달 28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닛산이 무자격자에 완성차 검사를 맡겼다고 적발했다. 품질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닛산은 관리직과 현장직원의 소통 부재라며 리콜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개선이 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났다. 또 일본 내 6개 중 4개 공장에서 무려 20년 동안 이 같은 문제가 이어져왔음이 추가보도로 확인됐다.

닛산은 공장 6곳을 약 2주간 중단하겠다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두번 속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터진 고베 제강 사태는 닛산에 치명적일 것으로 우려된다. 닛산이 품질을 조작한 고베제강 철강재를 일부 차량 보닛 등에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다.

앞서 이달 초 일본 정부는 고베제강이 품질 데이터를 조작한 철강재와 알루미늄 등을 전세계 200여개사에 판매했음을 알렸다.

여기에는 닛산뿐 아니라 토요타,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일단 토요타와 혼다, 마쯔다는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상태다.

하지만 일본 브랜드가 오랜 기간 품질에 대한 신뢰로 세계적인 입지를 쌓아왔던 만큼, 이번 고베제강 파문이 일본 산업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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