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토요타는 렉서스 ES300h에 도전장을 낸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영 불편했던 모양이다. 8세대 뉴 캠리를 출시하면서 경쟁자로 국산차인 그랜저를 정조준한 것이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전선을 한 단계 밀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8세대 뉴 캠리(왼쪽)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각 사 제공

실제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캠리를 기다리던 고객들조차 깜짝 놀라게 했다. 가솔린이 3,590만원, 하이브리드가 4,250만원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최고 3,970만원이다. '풀옵션'을 장착하면 비슷한 가격이다.

뉴 캠리는 기본적인 성능에 있어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되새기게 한다. 명실상부 글로벌 베스트 셀링 세단. 패밀리카가 갖춰야할 주행성능과 안전성 등을 완벽하게 갖췄다. '전례없는 변화'로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의 미래를 이끌어갈 모델이다.

하이브리드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인 연비다. 뉴 캠리는 가솔린 1ℓ로 16.7km나 달린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6.2km/ℓ를 낸다. 캠리에는 다소 못미친다.

이같은 연비가 경쟁 모델에서 최고 수준은 아니다. 9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연비는 19.3km/ℓ. 뉴 캠리가 연비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신 뉴 캠리는 '와일드 하이브리드'라는 목표로 개발된 만큼 강력한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어코드와는 달리 2.5ℓ엔진을 사용한 부분에서 이같은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뉴 캠리의 파워트레인은 '전례없는 변화'를 통해 만들어낸 '다이나믹 포스 엔진'과 CVT를 조합했다. 가솔린을 분사 방식을 개선해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고 토요타는 설명했다.

합산 최고출력은 211마력, 최대토크는 22.5kg·m에 달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최고 204마력에 최대토크 21kg·m으로 다소 부족하다. 엔진 실린더 크기가 2.4ℓ에 머무른 탓이다.

새로운 플랫폼인 TNGA를 사용해 주행 안정성도 높다는 평가다. 무게 중심을 대폭 낮춘 덕분에 공기저항도 크게 줄였다. 후륜 서스펜션으로는 더블 위시본을 채택해 그랜저가 사용한 멀티링크보다 높은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 캠리가 실제로 그랜저를 상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계자들 의견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우선 크기에서 뉴 캠리는 그랜저를 앞서지 못한다. 휠베이스가 캠리는 2,825mm, 그랜저는 2,845mm로 20mm차이가 난다. 전폭도 각각 1,840mm와 1,865mm로 그랜저의 승리다. 

특히 뉴 캠리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 상당수를 포함시키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표적인 것이 후측방 경보(BSD)와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다. 통풍시트나 조수석 전동시트 부재도 치명적이다. 무선 충전과 같은 첨단 기능도 물론 없다.

반면 그랜저는 상위 트림에서 이들 옵션 대부분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LKAS와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ACC)를 쓰고 싶으면 155만원을 내고 현대스마트패키지를 추가하면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캠리가 경쟁해야하는 상대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뉴 캠리는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뒤쳐진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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