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바람이 차가워졌다.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려 한다. 더 늦기 전에 ‘만추(晩秋)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사장 정창수)가 추천하는 ‘11월에 가볼 만한 곳’들이 여기 있다.

서울 아차산 고구려 대장간 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 아차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속 단풍 여행지다. 야트막하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누구나 오르기 쉽다.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도 금세 산등성이에 닿는다. 전망 포인트에 서면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고층 건물이 빼곡한 시가지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차산생태공원과 단풍 명소인 워커힐로를 함께 둘러봐도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구리시 고구려대장간마을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동구릉을 포함하면 하루 코스가 완성된다.

포천 한탄강벼룻길. /사진=한국관광공사

◇포천 한탄강벼룻길

경기 북부 한탄강 일대에는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닮은 협곡이 있다. 용암대지가 수십만 년 동안 강물에 깎이면서 거대한 현무암 협곡이 생겨났다. 한탄강 협곡 지대는 2015년 국가지질공원이 됐고, 현재 독특한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를 엮는 지질트레일이 조성 중이다. 총 4개 코스 가운데 부소천협곡에서 비둘기낭폭포까지 이어지는 1코스 ‘한탄강벼룻길’이 개통했다. ‘벼룻길’은 강이나 바닷가로 통하는 벼랑길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길은 이름처럼 한탄강 옆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폭포와 협곡, 마을을 잇는다.

강릉 노추산. /사진=한국관광공사

◇강릉 노추산

가을빛 완연한 노추산에는 어머니의 마음이 생각나는 모정탑길이 있다. 낙엽 밟으며 모정탑길을 걷다 보면 가을이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 다람쥐를 벗 삼아 노추산 정상에 오르면 파도처럼 물결치는 산세가 펼쳐진다. 구름이 손끝에 닿을 것 같은 안반데기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소나무 향기 가득한 강릉솔향수목원도 빠뜨리면 안 된다.

보은 세조길. /사진=한국관광공사

◇보은 세조길

속리산의 산세는 한마디로 기골이 장대하다. 최고봉 천왕봉, 문장대, 입석대 등 장대한 바위가 솟구쳤다. 험준한 산세가 품은 유순한 길이 ‘세조길’이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요양차 복천암으로 온 역사적 사실에 착안해 붙인 이름이다. 현재 법주사 매표소부터 세심정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속리산 오리숲길과 세조길을 함께 걷고, 이어 복천암과 비로산장을 둘러보는 게 좋다. 세조길을 걸은 뒤에는 동학농민군이 최후를 맞은 북실 전투를 기리는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 들러보자.

순창 강천산. /사진=순창군청

◇순창 강천산

순창의 가을은 고추장 빛깔로 물든다. 아기 손바닥처럼 작은 단풍잎이 화려한 강천산은 왕복 5km의 맨발산책로만 걸어도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길이 평탄해 아이들이나 어르신,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 등 누구나 최고의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맨발산책로에서 만나는 병풍폭포, 구장군폭포는 산수화처럼 아름답다. 계단을 조금 오르면 강천산의 랜드마크인 현수교(구름다리)가 나온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서는 고추장 담그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섬진강을 느끼려면 무지갯빛 조명으로 다리를 밝힌 향가유원지나 물길이 빚어낸 바위 작품이 즐비한 장군목유원지를 추천한다.

밀양 사자평고산습지. /사진=한국관광공사

◇밀양 사자평고산습지

영남 알프스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재약산 남동쪽 사면 해발 750m 부근에 형성된 국내 최대 산지 습지다.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해 2006년 환경부가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했다. 표충사에서 사자평습지로 가는 등산로가 여럿이고,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이용해 천황산과 재약산을 거쳐 가는 방법도 있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020m 지점까지 10분 만에 올라 영남알프스 경관을 360°로 조망하며 비교적 수월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천황산, 천황재, 재약산, 사자평습지로 이어지는 능선은 억새를 감상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코스로 꼽힌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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