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업계의 영업이익이 3분기 들어 결국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하락이 현실화했다는 불안감이 업계를 덮치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과 카드수수료 인하는 이미 카드사에 위기를 불렀고, 카드론 대출·연체금리 조정도 코 앞에 다가온 숙제다. 카드업계는 전통적인 수입원인 카드론과 카드 수수료가 고꾸라지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고 답했다./사진=연합뉴스

1일 카드업계가 발표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따져보면 1조1,93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29.72% 늘었다. 하지만 2분기 최대 순익을 얻은 신한카드의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속 빈 강정이다.

지난 2분기 전년동기 대비 2,760억원의 순익 상승을 기록한 신한카드는 충당금 환입 기준을 바꾸면서 수치상 실적만 개선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회성 효과 탓에 성장세로 보인 것인데 매각 수익이나 충당금 설정 모형 정밀화 등으로 이전된 수익을 빼면 떨어지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탓에 전반적으로 상품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2분기 일회성 수익을 제하면 오히려 1,000억원 줄었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813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12.01% 마이너스 기록을 냈다. 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2,3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2354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카드사로서는 두 분기 연속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

영업이익을 떼어보면 실적 하락은 더욱 뚜렷하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7.4%줄었고, 우리카드는 38.2% 대폭 줄었다.

추석 황금연휴 기간 결제액은 증가했지만 수익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수수료 마진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 손실도 보전하기 어려워서다.

여신금융협회가 1일 발표한 ‘2017년 3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19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결제액이 늘었는 데도 수익이 감소한 결정적 이유로 카드 수수료 인하가 꼽힌다. 우리카드는 순수수료수익이 지난해 3분기 123억3800만원에서 올 3분기 61억99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자료=여신금융협회

지난 8월 정부가 우대를 받는 영세·중소카드가맹점의 범위를 넓히면서 실질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쳤다. 영세·중소가맹점 범위는 연매출액 2억원·3억원에서 3억원·5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내년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인하된다. 중소가맹점은 1.3%에서 1.0%로, 영세 가맹점은 0.8%에서 0.5%로 수수료가 내려갈 전망이다.

카드론도 조달금리 인상과 대출·연체금리 조정으로 수익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국정감사 기간 “금리 인상시기가 곧 도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이 자금을 조달해 여신 운영을 하는 만큼 조달금리에 가장 민감하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대출·연체금리도 은행과 비슷한 체계로 수정하도록 계도하면서 카드론 이율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체금리를 가산금리 체계로 바꾸려던 움직임을 보이다가 최고금리 인하 이슈가 던져지면서 잠시 중단됐었다”며 “카드업계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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