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디젤 엔진은 환경 오염 주범으로 몰리면서도 여전한 인기를 이어간다. 판매량이 하락세를 거듭했음에도 점유율은 아직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디젤엔진의 강력한 토크와 저렴한 유지비를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 평가다.

올 뉴 크루즈가 디젤 엔진을 품고 돌아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1.4리터 가솔린 터보엔진만으로는 소비자의 요구를 맞추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크루즈는 디젤 엔진으로 아반떼와 다시 한 번 맞붙게 됐다. 지난 완패를 설욕하기 위한 크루즈의 와신상담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이 쏠린다. 

올 뉴 크루즈(왼쪽)와 아반떼. 각 사 제공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제원상 크루즈는 아반떼를 확실히 앞서있었다. 자동차가 엔진을 바꾼다고 다른 부분을 크게 손대지는 않는 만큼, 디젤 모델에서도 크루즈는 아반떼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

중형차에 가까운 크루즈의 크기는 여전하다. 전장 4,665mm, 전고 1,465mm로 아반떼(전장 4,570mm. 높이 1,440mm)보다 우람하다. 휠베이스가 2,700mm로 같지만 트렁크 용량이 469리터로 아반떼보다 62리터나 넓다.

그러면서 몸무게는 17인치 휠을 기준으로 1,340kg에 맞췄다. 1,380kg인 아반떼보다 가볍다. 덕분에 준중형을 뛰어넘는 승차감을 제공할 수 있다.

동력 성능을 보면 달리기 위한 차, 크루즈의 진가는 다시 한 번 빛이 난다. 유럽에 있는 GM 디젤 프로덕트 센터 주도로 개발된 1.6리터짜리 CDTi 에코텍 엔진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올란도와 트랙스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에퀴녹스 2018년형에도 들어간다.

배출가스 문제로 출력을 약간 줄였음에도 크루즈 디젤은 최대토크 32.6kg·m을 발휘한다. 아반떼는 30.6kg·m다. 최고출력은 134마력으로 아반떼(136마력)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다.

랙타입 스티어링은 동급 최고를 자랑하는 크루즈의 전매특허다. 칼럼식 REPS를 사용하는 아반떼와 달리 민첩한 조향감을 제공한다.

다만 크루즈는 변속기를 GEN3 6단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7단 DCT를 장착한 아반떼에 다소 뒤쳐진다. 단수 경쟁이 한창인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 공인연비도 17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16km/ℓ로 아반떼(17.7km/ℓ)보다 낮다.

이에 대해 쉐보레 관계자는 "올 뉴 크루즈 디젤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GEN3 6단 변속기로도 충분히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며 "공인연비가 다소 낮게 나왔지만 실제 연비는 경쟁 모델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도 관건이다. 크루즈는 가솔린 모델 출시 당시 비싼 가격으로 논란을 겪으며 제대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쉐보레 관계자에 따르면 크루즈 디젤은 충분히 아반떼와 경쟁할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아반떼 디젤은 7단 DCT 기준으로 1,825만원부터 판매된다.

크루즈 디젤은 가솔린 모델보다 200~250만원 오른 가격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크루즈 가솔린 시작가격은 1,690만원이다. 단 지난 세대에서 그랬던 것과 같이, 최저 트림인 LS를 삭제하면 LT트림 가격인 1,990만원보다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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