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바로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다.

업계에서는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등 전임 대표이사 3명을 모두 물갈이하면서 후속 인사에도 '세대 교체'를 이뤄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대표이사는 젊은 피로 세대교체하고 사업부장은 이전 체제를 유지해 '변화 속 안정'을 택했다.

궁금증을 자아냈던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연합뉴스

2일 삼성전자 따르면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 7명 전원이 50대 연령의 참신한 인물로 채워졌다. 인적 쇄신을 통한 세대교체와 경영 쇄신이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선 부문장 인사가 났던 DS부문 김기남 사장, CE부문 김현석 사장, IM부문 고동진 사장도 모두 50대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로, 전임자의 평균 63.3세와 비교하면 6.3세나 젊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들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이와 함께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원로 경영진(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들이 경영자문과 함께 후진양성을 지원하도록 해 안정감 있는 경영쇄신을 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호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는 부사장 직급이었던 사업부장 3명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이는 반도체 실적의 성과일 뿐이지 현 경영진에 대한 재신임의 의미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번 반도체 부문 승진자는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이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던 김현석 사장은 CE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김현석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무선사업부장에서 IM부문장으로 승진한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장을 또 다시 맡게 됐다. 승진한 사람이 이전의 보직까지 맡게 되면서 파격적인 인사는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격적인 성과주의 인사도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휴대폰·TV·생활가전을 1위로 이끈 팀백스터(Tim Baxter) 북미총괄 부사장이 올해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순수 외국인이 사장 자리까지 오른 것은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일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북미총괄에 오른지 약 5개월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삼성전자가 북미 TV시장에서 10년째 1위를 달리게 한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다.

파격적인 인사는 또 있다. 권오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종합기술원 회장을 맡고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역시 각각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다.

다만 이들이 직접 경영이나 현업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원로로서 경험과 경륜, 통찰력을 바탕으로 조언하고 자문에 응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경영 쇄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18년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마무리해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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