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3분기 상장사 실적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이제 관심은 내년 실적에 모이고 있다. 3~4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 돼 있어 내년 1분기 실적이 향후 주가를 가능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주요 상장사 161개 내년 1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이달 2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비에이치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1,156.2%로 가장 높았다(영업이익 흑자전환 종목 6개 제외).

비에이치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사용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공급하는 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주요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도 납품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갤럭시S8 및 아이폰8이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비에이치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8% 늘어난 1,120억원에 달할 걸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애플 등 해외 고객사의 신규 모델에 OLED 적용이 확대되고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한 낙수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3일 종가 기준 비에이치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6.37배 수준으로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은 부담이다.

비에이치씨에 이어 엔씨소프트(566.6%), 삼성전기(387.2%), 한세실업(276.9%), 셀트리온헬스케어(275.6%), LIG넥스원(260.4%), 테크윙(180.1%), 한화테크윈(161.7%), 삼성엔지니어링(157.0%), 실리콘웍스(152.2%) 등의 순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폭이 높았다.

이 중에서 바이오의약품 판매 및 마케팅 전문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년 영업이익이 3,6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와 트룩시마판매가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급증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도 2019년까지 급성장하게 된다는 예상이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그치지만 4분기에는 1,554억원으로 불어난다는 전망이다.

이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과 12월 허쥬마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권고 가능성 등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서정진 회장이 “단순 합병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셀트리온과의 합병도 꾸준히 거론되는 주가 상승 요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거세지고 있는데다, 합병을 통해 셀트리온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서 회장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36.18%, 그룹 지주회사격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3.86%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19.7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생산과 판매회사가 나눠져 있는 건 이례적으로 드문 일로 장기적으로는 두 회사가 결국 합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조선주는 잇따른 대규모 수주에도 내년에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미포조선(-54.4%), 삼성중공업(-54.9%), 현대중공업(-74.8%) 등 내년 1분기 실적이 올해 대비 크게 감소한다고 추정됐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 각각 15조1,513억원, 3조9,4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두 회사 실적 모두 올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16조2,254억원, 4조1,876억원)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내년에 반도체 업황이 정점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