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8월 여름 휴가중 의성컬링센터를 전격 방문, 훈련 중인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스경제 정영선]  컬링의 메카...‘스포노믹스’ 신성장 동력으로! 

경북 의성군은 경북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군으로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지만 지역의 우수한 스포츠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역경제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스포츠의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활용한 ‘스포노믹스(Sports+Economics)’ 전략을 통해 지역경제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북 의성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포노믹스’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스포노믹스는 스포츠가 이벤트,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과 결합해 스포츠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증가하면서 생겨났다. 여가활동을 즐기는 생활이 자리잡혀가면서 동호회 모임이 점차 늘어나고 취미 생활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그리고 은퇴 후 남은 인생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는 시니어족이 늘어나면서 스포츠산업의 성장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 의성군도 스포츠산업을 통해 지역경제가 성장하고 있다. 

◇ 국내 최고의 컬링 메카로 

의성군은 스포츠로 전국의 어느 시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자연조건과 경기장으로 강점을 가진 곳이다. 그중 컬링과 씨름은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빙판의 체스라 불리는 컬링은 각4명으로 구성된 두팀이 빙판에서 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하우스)안에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다.

의성군은 전국 자치단체중 유일하게 국제규격을 갖춘 ‘의성컬링센터’를 일찍부터 운영하고 있다.

경북 의성의 ‘컬링센터’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컬링 전용경기장이다. 컬링 국제 규격에 맞는 4레인(23×50.5m)의 경기장과 사무실, 선수대기실, 기계실 등의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으며, 부지면적만 1,500여 평에 이른다. 태릉선수촌 내에 컬링 전용경기장이 있지만 국제 기준에 적합지 않아 국제 경기는 의성 컬링센터에서만 개최한다. 지난해에는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를 유치해 아시아 9개국 25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국내에서 컬링은 2014 소치올림픽에 여자국가대표팀이 처음 출전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에서 여자국가대표팀이 우승을 거두고,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동메달, 여자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비교적 짧은 역사에 비해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매년 세계컬링연맹에서 발표하는 세계랭킹에서 대한민국 컬링은 남자 15위, 여자 8위로 상위권에 올라있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믹스더블의 경우, 세계 랭킹 12위에 이름을 올리고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만큼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의성군의 컬링스포츠 지원 결과, 국내 컬링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확충됐고 세계적 수준의 컬링선수를 육성할 수 있었다. 이에 많은 컬링 꿈나무와 컬링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의성을 찾고 있다. 

특히 의성의 ‘컬링센터’는 우수한 빙질로 국내외 전지 훈련장으로도 인기가 많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카자흐스탄, 일본 등 해외 팀의 전지 훈련장으로 사용되며 의성컬링센터의 국제적 명성이 높아짐을 실감했다. 이러한 해외 선수들의 전지 훈련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지 훈련을 온 해외 선수들의 숙박 및 식사 비용 지출 등으로 지역 내 소비가 증가하며,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역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와 인지도 상승까지 고려한다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의성군은 국내 최고의 컬링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컬링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까지 국제대회 유치를 목표로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존 경기장의 4개 라인을 6개 라인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컬링 스포츠를 브랜드화하고 홍보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경북의성군씨름협회가 개최한 '2017 대학 및 실업팀초청 의성마늘민속씨름대회'에서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고 있다.

◇ 씨름, 과거의 영광을 현재로
컬링이 떠오르는 스포츠라면 씨름은 오랜 역사를 가진 스포츠다. 의성군은 씨름의 본고장으로 불릴 만큼 천하장사를 많이 배출했다. 소위 ‘모래판의 3이(李)’중 한 명으로 씨름판을 평정했던 이준희 선수(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7회)와 모래판의 황태자로 불리던 이태현 선수(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20회)가 의성 출신이다. 의성군청 씨름단도 1991년 창단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민속 씨름이라는 이름으로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씨름은 이제 사양 스포츠가 됐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의 성장처럼 민속 씨름의 재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의성군은 컬링과 함께 씨름에 대한 인프라를 갖추고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20억원을 투자해 낡은 씨름 훈련장을 신축하고, 2018년 초까지 12억원을 들여 초·중·고등학교 및 군청 선수단 소속을 출범할 예정이다. 

의성군의 경우, 도시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다. 이에 주요 축제, 전통시장에서 씨름대회를 열어 재미요소를 첨가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와 관광, 축제, 문화체험, 시장 등 의성군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에 스포츠를 결합한 것이다. 

◇ 생활 스포츠까지 의성의 힘으로

의성군은 선수를 육성하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군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도 활성화하여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균형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의 생활 스포츠는 국민 행복증진에 연결된다. 여가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청년층에게는 취미 생활로서, 성장하는 청소년에게는 체력증진의 방법으로써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증진에 관심이 높은 시니어층이 인구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생활 스포츠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복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의성眞 스포츠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스포츠클럽에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공모에 제출했다. 군 단위 최초로 배드민턴, 탁구, 풋살, 테니스 4개 종목이 지역 스포츠클럽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의성眞 스포츠클럽의 지역체육시설은 모두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다세대·다계층 참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방과 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급하며, 직장동호인들을 위한 야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생활체육교실 운영과 종목별 생활체육대회를 열어 건강한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앞으로 시설을 더 확대해 동호인 및 학교스포츠클럽을 연계하고, 사무 및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농구와 수영을 새로운 종목으로 추가하며 종목별 대회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주수 의성 군수

김주수 의성 군수는 “컬링, 씨름, 의성진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스포츠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여 평창올림픽을 대비하고 생활체육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며 “향후 의성이 스포츠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의성진 브랜드와 스포츠 산업을 연계하여 의성군 하면 마늘과 함께 스포츠가 생각날 수 있도록 군정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영선 기자 /ysun@sporbiz.co.kr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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