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급성심정지’.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서 쉽게 나타나지만, 건강한 청소년들에서도 적잖이 발병하는 급성 질환이다.

급성심정지는 사후 조치만 잘 하면 쉽게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발생 후 4분, 늦어도 8분 이내에 심폐소생술(CPR)이나 심장제세동기(AED)를 사용하면 된다.

그럼에도 급성심정지가 위험하다고 알려진 이유는 이 ‘골든타임’을 지키기 어려워서다. 급성심정지 사례 중 상당수가 혼자 있을 때, 혹은 자고 있을 때 일어난다. 홈 AED 사업이 제대로된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씨유메디칼 ‘헬스가디언’은 심장 박동수를 실시간 측정하고, 급성심정지가 일어나면 자동으로 긴급 호출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AED와 세트로 구성돼 비상시 누구나 응급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헬스가디언을 개발한 씨유메디칼 나학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최초로 AED를 개발한 나 대표는 헬스가디언으로 전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나학록 대표가 헬스 가디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 씨유메디칼이 어떤 회사인지 궁금하다.

 "씨유메디칼시스템은 AED를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회사다. 전국에 지하철을 비롯한 공공장소를 다니면 AED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씨유메디칼이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해외에는 일본과 독일, 미국 현지법인을 두고 세계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 AED가 무엇인가.

 "급성심정지는 갑자기 심장이 심전도가 떨어지거나 빨라지다가 심장이 멈추는 것을 말한다. 제때 조치를 하지 않으면 뇌사에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AED는 바로 이 급성심정지를 일으킨 사람의 심전도를 정상화하는 기기다. 급성심정지는 빠른 대응이 필수적인 만큼, AED는 전국에 병원뿐 아니라 여러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 AED를 보급하는 데도 노력하셨다고 안다. 

 "급성심정지는 원인과 조짐을 알기 어려운 병이다. 지병이 있으면 아무래도 발병 확률이 높겠지만,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급성심정지를 겪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최근 한 중학생이 축구를 하다가 급성심정지로 쓰러진 사례를 제보받았다. 다행히 이를 발견한 체육교사가 AED를 사용해 건강을 되찾았다. AED가 없었다면 어린 학생은 목숨을 잃거나, 뇌사에 빠질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다.

AED를 공공기관에 의무 설치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응급조치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무 문제 없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막대한 사회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AED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AED 의무 설치를 설득했었다. 다행히 어디를 가도 AED를 쉽게 볼 수 있다. AED 덕분에 목숨을 구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급성심정지 절반 이상이 집에서 일어난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일부 지자체와 함께 홈AED 사업도 진행했었다." 

 

나 대표가 헬스가디언 사용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 헬스가디언은 AED와는 다소 다른 제품으로 보인다.

 "헬스가디언은 AED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IoT 제품이다. 비스킷만한 장치가 심장박동수를 체크해 휴대폰으로 보낸다. 휴대폰에서는 이를 분석해 이상한 모습이 보이면 바로 미리 설정해놓은 사람들이나 119에 긴급 연락을 취한다. 위치 정보도 파악해서 전송해준다."

- AED 사업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굳이 어렵게 헬스가디언을 개발한 계기는?

 "AED를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썼지만, 급성심정지 피해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특히 홈AED 사업은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급성심정지 상당수가 혼자 있을 때 일어나는데, 환자의 가족이나 구조대에 이를 알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AED를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바로 헬스가디언이다.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급성심정지가 오면 주변에 알려줄뿐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해서 미리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역할도 한다.

또 헬스가디언은 홈AED를 보급하는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추후에는 심전도 데이터를 이용해 건강 관리에 필요한 다각적인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가디언은 누구에게 꼭 필요한가.

- 급성심정지는 일반적으로 심혈관이나 심장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에게서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헬스가디언이 꼭 필요하다. 독거 노인들이 손에 꼽는 두려움 중 하나가 바로 고독사다. 어느날 갑자기 사망해도 아무도 돌봐줄 수 없다는 것이다. 헬스가디언은 이런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

때문에 부모님께 선물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만간 공공기관과 협의해 지역 독거노인들을 위한 보급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꼭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고층 아파트에 사는 가구라면 헬스가디언 비치를 권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10층 이상 고층아파트 거주자는 금성심정지가 발생하면 거의 생존하지 못했다. 헬스가디언이 있으면 AED를 사용해 응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씨유메디칼은 국내에서 최초로 AED를 개발한 회사다.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 주무시다가 돌아가시는 것을 ‘편히 가셨다’고 흔히 말한다.

 "급성심정지 상당수는 수면 중 일어난다. 수면 중에 사망하는 노인들 중 상당수가 급성심정지로 인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편하게 가셨다’고 말하지만 급성심정지로 인한 사망은 상상도 못할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 입장이다.

실제로 지인 중 한명이 수명 중 금성심정지를 겪었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헬스가디언이 얼마나 중요한 기기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 세계 최초라고 들었다. 해외 수출 계획은?

 "아이디어는 오래 전에 나왔었지만 아무도 구현해내지 못했던 제품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반응이 좋다. 조만간 해외 수출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헬스가디언은 홈AED 시장 확대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실효성을 의심받던 홈AED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해 의료질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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