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세금 인상 법안이 통과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도하던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등 담배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왼쪽부터)아이코스와 히츠, 글로와 던힐 네오스틱, 릴 /필립모리스, BAT, KT&G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어제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239명 중 찬성 230표, 반대 1표, 기권 8표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세율을 인상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연초 및 연초고형물을 사용하는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의 과세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20개비당 529원, 기타유형의 경우 1그램당 51원의 과세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소세 인상뿐 아니라 담배에 붙는 다른 세금 및 부담금 역시 일반 담배 수준으로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소세·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 등 세금(각종 부담금 포함)은 1갑당 1,739원으로, 일반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3,323원)의 52.3%다. 

이에 따라 아이코스와 글로 등의 제조사인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세금 인상에 따라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여러 요인들로 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양사는 세금 인상분을 감안하면 전용 스틱 가격을 5,000원대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7일 공개된 KT&G의 신제품 ‘릴’이 변수로 다가왔다. KT&G는 오는 20일부터 판매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릴'과 전용스틱 '핏' 가격을 각각 9만5,000원(할인가 6만8,000원), 4,300원으로 책정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디바이스는 정상가 12만원, 할인가 9만7,000원, BAT코리아의 글로는 정상가 9만원, 할인가 7만원이다. 전용스틱 가격은 핏이 4,300원으로 히츠, 네오스틱과 동일하다. 

여기에 KT&G는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가격을 개소세 인상 후에도 4,300원으로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KT&G는 추후 세금이 어떻게, 얼마나 오를지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검토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못하지만, 당장의 가격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KT&G는 국내 전체 담배시장 1위 업체로 시장 영향력이 상당한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 

또 가격인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면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질 수도 있다. 정부도 개소세 인상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히면서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금이 담배가격을 책정할 때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현재 50%하는 세금이 90%까지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고 말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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