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업계가 현금시장에서 호실적을 올리면서 신용카드 결제폭을 다양하게 넓히고 있다. 포화상태인 카드사에 신 먹거리일 뿐 아니라, 자금유동성과 안정적인 수입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카드사들은 화물차운송료와 보험료 납부 시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카드업계가 공과금 시장 진출 2년을 맞아 화물차운송료와 보험료 납부까지 결제폭을 넓히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이 화물차운송료 납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열린 전업계 카드사 대표(CEO)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9월 화물차운송료 업무를 신용카드사에 허가하면서 카드사들이 관련 기술을 준비해 왔다.

카드사가 화물차운송료를 전자적 방법으로 고지하고 신용카드로 수납해 화물운송차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상당 부분을 전자식으로 바꿔 대금 지급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화물차운송료는 종전까지 현금으로 결제돼 마지막 대금 지급까지 적어도 한 달, 길면 두 달까지 소요됐다. 여기에 매 운송마다 화물운송차주가 직접 세금계산서를 작성해 발송하는 일도 불편을 낳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화물운송대금이 카드로 결제될 경우 화물운송차주는 종전보다 20∼25일 빨리 운송대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세금계산서 작성이나 송부 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화물맨, 트럭콜센터, 나이스데이터와 화물운송료 카드 결제 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12월 신한카드가 화물차운송료 사업을 시작하면 해당 차주들은 길어도 3일 내에 운송료를 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활용해 전용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두 사는 양해각서(MOU)를 통해 운송료 외상거래를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송료카드를 운영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료 카드결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보험료 카드결제는 보험사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합의하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와 카드사의 입장이 갈려 도입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보험료 카드결제 시장이 열리면 카드사들의 수익은 크게 보전될 전망이다. 생·손보사 합산 연간 납입 보험료는 200조원에 달하지만 전체 보험료 납입액 중 카드납입 비중은 9.7%에 불과하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가 20% 수준, 생보사는 2~3% 비율로 카드결제를 받고 있다.

‘현금시장’은 카드업계에 꿀단지나 다름 없다. 카드 수수료•카드론 등 전통적인 수입원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 자금 유동성과 안정적인 수입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카드업계가 2년 전 진출한 공과금 시장은 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 지표에 영향을 줄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과금 서비스 이용액은 5조1,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9,700억 원)와 비교해 30% 수준 확대됐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결제는 허용 1년 만에 4조원이 넘는 실적을 냈다.

2017년 우리카드의 1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사용액 기준 시장점유율이 9.06%를 기록했다. 평년과 평분기 대비 다소 떨어진 실적으로, 우리카드는 공과금 결제가 많은 전년 2분기와 4분기에 카드사용액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1분기 실적이 떨어져 보였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금결제 시장을 카드결제 시장으로 돌리면 카드 활용도가 높아져 고객 충성도도 같이 올라간다”며 “신용카드로 공과금이나 세금을 자동납부 신청한 고객은 재신청의 번거로움 때문이라도 카드사를 갈아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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