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한국과 중국 양국 화해 무드에 맞춰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절(光棍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인 국내 유통업체들이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업체들이 각종 할인이벤트와 프로모션 효과를 거둔 덕분이다. 

이랜드차이나 상해 물류센터 현장. /이랜드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광군제 할인 행사는 2009년 알리바바가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을 '독신자의 날'로 정해 쇼핑을 하며 외로움을 달래라는 의미로 행사를 시작한 뒤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이 급증하며 이제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이미 지난해 거래액을 기준으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를 합친 것의 2.5배에 달했다. 

역대급 쇼핑 행사로 한국 유통업체들도 광군제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먼저 이랜드는 지난 11일 광군제에 국내 기업으로서는 3년 연속 부동의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天猫)에서 4억5,600만 위엔(한화 약 76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달성했던 일매출 3억2,900만 위엔(한화 약 563억 원)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이랜드의 모직 더플코트로 1만1,000장, 24억원 어치가 팔렸다. 가장 빨리 완판된 상품은 1시간 만에 완판된 스코필드 트렌치코트와 포인포 아동 다운파카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광군제 매출 성장을 견인했던 O2O를 올해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여 고객 최단거리 배송, QR코드 활용 배송정보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 안정성 향상 등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업계도 작년 광군제 대비 최소 10% 이상 매출이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넷면세점과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은 광군제 기간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5~11일 중국인 매출이 온라인 15%, 오프라인 10% 증가해 전체 11% 늘었다. 

면세점업계는 광군제 기간 당일 사용가능한 적립금 지급 행사 등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광군제 기간에는 화장품 브랜드가 BEST 10을 모두 차지했으나 올해는 포레오, 레파등 이미용 상품과 다니엘웰링턴, 론진 등 주얼리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역직구 전문 사이트인 글로벌H몰도 지난 1~10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도 11일 티몰에서 전년 동기 대비 화장품 매출이 68%, 생활용품은 104% 늘었다.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화장품 브랜드 '후' 매출은 지난해보다 54% 늘었다. 타오바오에서는 '후'가 럭셔리 스킨케어 1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 윤조에센스는 광군제 당일 한때 1초에 1만병씩 팔리며 럭셔리 라인의 스킨세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군제를 통한 중국 매출 증가에 이어 향후 중국 관광객 방문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양국 관계의 복원을 공식함에 따라 사드 완화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트남 다낭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한·중 관계 복원을 정상 차원에서 공식화했으며 양국의 ‘새출발’을 다짐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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