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전기차 시장이 무르익는다. 내년에는 2세대 전기차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릴 예정이다. 정부 보조금 축소 여부가 변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1만21대 팔렸다. 테슬라 모델S도 9월까지 54대 등록됐다.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무려 6,203대로 60%를 차지했다.

긴 주행거리로 본격적인 2세대 전기차 시대를 연 쉐보레 볼트 EV. 보조금이 축소된다면 국내에서는 보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한국지엠 제공

이어서 르노삼성 SM3 Z.E가 1,569대, 기아차 쏘울 EV가 1,290대로 뒤를 이었다. 쉐보레 볼트EV(457대), 르노삼성 트위지(259대)도 있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i3가 153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닛산 리프는 모델 노후화로 47대에 머물렀다.

내수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4년 1,308대가 판매된 후 매년 2배씩 성장하는 중이다. 2015년에는 2,917대, 2016년에는 5,099대가 판매됐다. 올해에도 작년의 두배를 넘길 것이 거의 확실시 됐다.

전기차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최대 주행거리가 늘어나서라는 분석이다. 2014년 전기차들의 최대주행거리가 100km 남짓이었던 것이, 작년부터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200km 가까이 달릴 수 있는 차들이 잇따라 출시됐던 것이다.

올해에도 테슬라가 모델S로 국내에 발을 내딛은 가운데, BMW i3 94Ah와 르노삼성 SM3 Z.E 2018년형 등 기존 모델이 주행거리를 더 늘리면서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내년에는 2세대 전기차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더욱 성장세가 가팔라질 전망이다. 쉐보레 볼트 EV를 필두로 현대차 코나 EV, 기아차 니로 EV, 닛산 리프, 재규어 I-PACE 등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내년 코나 EV를 출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쉐보레 관계자는 “올 초 볼트 EV를 출시하고 소비자들의 기대를 넘는 폭발적인 관심을 확인했다”며 “내년에는 판매 물량을 올해보다 두배를 넘는 1,000대 이상 들여올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 확대 사업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들도 앞다퉈 충전소 설치 및 전기차 보급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상황. 예컨대 서울시는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500개소 이상 확보하는 등 전기차 10만대 보급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걸림돌은 정부 보조금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내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3만대에서 2만대분으로 급격히 줄인 것이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기재부 안대로 예상이 집행된다면 업계에는 적지 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업계가 보는 내년 전기차 판매량은 최소 3만대 이상, 지난 달 환경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른 수요는 무려 4만9,630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차세대 먹거리다.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은 대신 정부 보조금이 커서 발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면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전기차 산업도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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