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한국인의 유별난 ‘부동산 사랑’에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투자자문에서의 역량을 늘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은행들마다 집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면서 덩달아 이자수익이 늘었고, 은행들의 최대 실적에 공신이 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8월 낸 ‘2017 한국 부자보고서’에서 한국 부자들이 은퇴 후 자산관리 방법 1순위로 꼽은 것을 부동산이라고 밝혔다. 부자들은 부동산을 단순히 거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익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자산으로 인식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전 세계 부자들의 부동산(거주용 부동산 제외) 투자 비중은 17.9% 수준이지만, 한국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35.8%로 2배나 높았다.

비(非)금융자산에서도 부동산은 큰 점유율을 보인다. 부동산이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가계의 비(非)금융자산 비중은 75.8%다. 여기서 비금융자산의 대부분은 아파트와 주택, 빌딩 등 건물과 땅을 말한다. 그만큼 보유 자산의 구성비가 부동산에 쏠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KEB하나은행

이처럼 부동산 투자가 해가 갈수록 활기를 띠면서 관련 분야를 선점하려는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13일부터 아파트정보 서비스 제공업체 ‘호갱노노’와 손잡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대출 상담 서비스를 시행한다. KEB하나은행 고객이 ‘호갱노노’의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아파트 대출상담신청 시 KEB하나은행 직원이 직접 방문해 금융상담을 제공한다. 대출 희망 일자와 기간, 금액을 입력하면 행원이 직접 연락하고 원하는 장소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은 해당 매물의 실거래가와 공급량, 지역 및 환경적 요인, 전세가율 등의 폭넓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국민은행 유튜브 채널 캡처

앞서 국민은행은 ‘은행이 만든 첫 번째 부동산’을 표방하며 지난 처음으로 리브온(Liiv on)을 내놨다. 리브온은 집을 구하는 시점부터 대출까지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부동산 플랫폼으로, 국민은행이 지난 30여년 쌓은 부동산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야심차게 선보였다. 전세나 내집마련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많은 사항들을 한 앱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 서비스를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부동산 및 금융거래에 생소해 특히나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집을 사거나 빌리는데 있어 중·장년층보다 신혼부부가 경험이 훨씬 적다보니까 이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는 것이 국민은행 부동산금융부의 설명이다.

두 은행 모두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들고 나왔지만 조금은 다르다. 어디서부터 행원의 도움이 필요하느냐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하나은행 행원이 대출이 필요한 순간부터 고객에게 도움을 준다. 국민은행의 리브온은 이 앱에서 매물 검색부터 대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행원을 만날 필요가 없다. KEB하나은행은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지만 국민은행은 자체적으로 부동산 앱을 개발했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국민은행은 은행의 부동산 영역을 선점해 지속 가능하게 가져갈 예정이다.

국민은행 부동산금융부 관계자는 “부동산은 중요한 재산적 가치가 된지 오래고 금융의 역할이 필수적이다”며 “매매부터 임대까지 금융을 빼놓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리브온이 아파트 위주로 시세가 돼있는데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쪽으로도 확장하고 매물도 이쪽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은 비대면 관련 대출을 늘려 부동산 쪽에서의 외연을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KEB하나은행 1Q뱅커센터 관계자는 “호갱노노는 부동산 쪽에서 3040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많이 난 곳이다”며 “비대면 접촉을 쉽게 하면서도 대출에 대한 니즈가 강하고, 찾아오는 서비스를 원하실 만한 분들 기준을 선택하다보니까 온라인 부동산 시장에서 젋은 층에게 강하다는 호갱노노를 택했다”고 제휴를 맺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거래가, 전세가율 등 온라인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을 하면서 비대면 관련된 대출을 늘릴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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