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 리뷰

[한스경제 양지원] ‘판을 뒤집을 진짜 꾼들이 온다!’

영화 ‘꾼’(22일 개봉)을 대표하는 홍보 문구다.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범죄자들이 모여 무언가를 강탈하는 내용의 영화)인 ‘꾼’은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다. 캐스팅 면면도 화려하다. ‘진짜 꾼들’에 현빈, 유지태, 배성우, 나나 등을 캐스팅했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전개와 달리 홍보 문구처럼 ‘막판 뒤집기’를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단점으로 작용된다.

‘꾼’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마스터’ ‘원라인’ 등과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사기꾼만 골라 사기 치는 황지성(현빈)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지성은 8년 전 장두칠(허성태)로부터 아버지(정진영)를 잃었다. 지성은 또 다른 목적으로 장두칠을 잡으려는 검사 박희수(유지태)와 함께 손을 잡는다. 박희수 밑에서 일하는 사기꾼들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과장(안세하)이 함께 프로젝트에 몸을 담근다. 장두칠을 잡는 목적 하에 같은 팀으로 만났지만 박희수는 지성 몰래 다른 계획을 세운다. 이를 눈치 챈 지성 역시 박희수를 속이며 자신의 방식대로 작전을 펼친다.

범죄오락 영화답게 영화의 비주얼은 화려하다. 카체이싱, 카지노, 특수 분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스크린을 채운다. 팀플레이 영화인만큼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현빈은 지능이 뛰어난 능청맞은 사기꾼으로 ‘공조’의 뻣뻣한 임철령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유지태는 KBS2 수목극 ‘매드독’ 최강우와는 전혀 상반된 악역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배성우는 특유의 애드리브 가득 넘치는 연기로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의 ‘홍일점’인 나나의 변신 역시 새롭다. tvN ‘굿 와이프’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한 나나는 치명적인 ‘현혹꾼’ 춘자로 변신해 화끈한 연기를 펼친다. 첫 스크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원활한 흐름을 돕는다.

‘꾼’이 기존의 범죄 오락영화와 차별점은 악인만 골라 응징한다는 점이다. 영화를 연출한 장창원 감독은 이를 통해 관객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듯하다. 이 과정에서 장 감독은 거듭되는 반전을 차용하며 흥미진진함을 유발하려 한다. 하지만 오히려 거듭되는 반전과 결말이 훤히 보이는 전개가 보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의 맥이 풀린다. 마지막 반전 역시 신선하지 못하고 올드하다. 거듭되는 반전보다 차라리 큰 ‘한 방’을 준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악인은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한다’는 고루한 메시지 역시 지루함을 자아낸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영화로는 안성맞춤이지만 범죄오락영화의 열혈 팬이라면 ‘그저 그런’ 케이퍼 무비로 남을 듯하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감과 동시에 영화의 내용과 메시지가 쉽게 잊힌다. 러닝타임 117분. 15세 관람가.

사진=쇼박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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