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호떡 굽는 건 진짜 잘해요. 지금 보여드릴까요? 아, 그런데 불이 없네요. 하하.”

썸씽메이커즈의 서브 보컬 안즈는 인터뷰 내내 활기가 넘쳤다. 흥이 나면 뭐든 즉흥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만한 성격. 인터뷰 당일도 언제, 어디서 버스킹을 할지 모른다며 무대 의상을 챙겨 입고 나왔다.
썸씽메이커즈는 이렇게 큰 어려움 없이 결성됐다. 부산에서 올라온 한국 남자 안초롱과 일본에서 온 안즈.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한껏 드러내며 노래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초롱의 꿈은 가수였다. 어릴 때부터 고(故) 김광석 등의 노래를 들었고, 언젠가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가수가 되는 걸 목표로 했다. 하지만 사는 건 늘 마음대로 되지 않기에, 어느 순간 평범한 직장인이 돼 있더란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가수란 꿈은 영영 이룰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거리에 나섰다.

“부산에서 버스킹을 계속 했어요. 그러다 서울에 친구 잠시 만날 일이 있어서 올라왔죠. 버스킹 장비를 챙겨서요. 친구 만나 술 한 잔 마시고, 헤어진 뒤 신림 역 근처에서 버스킹을 잠시 했을 거예요. 그 때 한 프로듀서 님을 만났어요.”

“잠시 차 한 잔 하자”는 말에 두 번 튕기면 안 될 것 같아 따라 나선 길. 이 자리에서 안초롱은 한ㆍ일 듀오를 만들려는 제작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현 소속사 대표를 소개 받게 됐다.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연락이 오길 2주 정도 기다렸는데, 그 시간 동안 ‘내가 그러면 그렇지’, ‘또 사기를 당한 거겠지’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며 안초롱은 웃었다. 그러면서 과거 다단계 마케팅을 하는 집단에 끌려가 곤욕을 치렀던 일을 털어놨다.

재일교포인 안즈가 한국으로 온 데는 엄마의 지원이 컸다. 일본에서 연예 기획사 관련 일을 하는 엄마가 아는 프로듀서의 제안을 받고, 딸인 안즈를 소개했다. 한국 제작자는 사실 일본 남성을 찾고 있었는데, 안즈의 엄마가 “여자이지만 남자 같은 아이가 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당시 안즈는 신오오쿠보라는 일본 내 한인타운에서 호떡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쉬는 시간 카페에 가서 미팅을 하고 바로 데뷔가 확정됐다. 일본에서 여러 연극제에 나갈 만큼 안즈는 연예 활동에 대한 소질을 타고났다.

“사실 큰 고민은 없었어요. 원래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거든요. 엄마가 교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나한텐 한국 피가 있으니까 한국어도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했어요. 그러다 연기자란 꿈을 가지면서 저만의 무기로 한국어를 배워야겠다 했죠.”

안즈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망이 크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그룹 소녀시대처럼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엔터테이너가 되는 게 꿈이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마냥 편하고 즐거운 건 아니지만 가슴에 품은 꿈을 생각하면 고단한 줄 모른다고.

안초롱 역시 대스타가 되겠단 야심은 없다. 계속해서 노래하며 사는 게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목표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 날, 딱 그 시간에 제가 버스킹을 했고, 마침 남자 보컬을 찾던 프로듀서의 눈에 띄었으니까요. 저희 같은 신인이 데뷔 곡으로 ‘벚꽃 눈보라’ 같은 좋은 곡을 받았다는 것도 감사할 일이죠. 연예인이라는 말은 어색하고 와 닿지 않아요. 계속 노래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사진=드래곤하트글로벌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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