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한스경제 임서아] 재계 창업주들의 추모식이 이번주 잇달아 진행된다. 삼성 이병철 선대 회장 30주기 추도식이 오는 17일 열린다. 15일에는 SK그룹 최종건 전 회장에 대한 추도식을 갖는다. 재계 분위기가 어수선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조촐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호암재단은 오는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선영에서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30주기 추모식을 연다. 기일(11월 19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이틀 앞당겨 치를 예정이다. 

삼성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가 부재인 상황인 만큼, 이번 추도식은 당초 예상보다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다. 

올해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추모식 당일 가족들의 참배가 먼저 시작된다. 그 뒤 오전 삼성전자 임원진의 추도행사에 이어 오후에는 CJ, 신세계, 한솔 등 이른바 범(汎)삼성가의 그룹 임원들이 잇따라 선영을 찾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추모식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번 추모식은 '조용하게' 진행되게 됐다. 삼성은 과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을 비롯해 범삼성가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을 개최해 왔으나 올해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려진 후 와병중이고,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부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된 상태다. 특히 이 부회장은 추모식 전날인 16일 서울고법에서 계속되는 항소심 6번째 공판에 출석하게 된다.

가족 중에서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등이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0주기 행사 때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추모위원회가 구성돼 정·관·재계 인사와 외교사절단까지 추도식에 참석하고 추모음악회와 전시회, 세미나, 어록 발간 등 대규모 기념행사가 열렸다. 20주기 때인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 사건 여파로 행사를 축소하기도 했다.

선대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추도식과 별도로 기일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리는 호암의 기제사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기업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이 회장은 지난해 4년만에 기제사에 참석했으나 건강 문제로 주재하지는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는 매년 진행하는 추모식 이외에 다른 행사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추모식은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도 1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선영에서 창업주인 최종건 전 회장의 44주기 추모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차남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3남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조카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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