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오펠이 한국지엠에서 수입하던 차량을 유럽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GM이 오펠을 매각한 데 따른 한국지엠의 피해가 현실화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오펠을 인수한 PSA그룹은 지난 9일 오펠의 수익 창출 계획인 ‘PACE!’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지엠의 주력 모델 스파크는 오펠에 수출돼 칼로 판매되어 왔다. 한국지엠 제공

PSA가 오펠에 자체 생산을 주문한 이유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아울러 PSA는 2024년까지 모든 승용차를 전기화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를 위해 2019년까지 모든 플랫폼을 PSA그룹이 만든 것으로 교체한다. GM과 선긋기에 돌입하는 셈이다.

한국지엠이 작년에 오펠에 수출한 물량은 연 13만대에 달한다. 연간 판매대수(59만7,165대)의 21.8%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모델은 트랙스(모카)와 칼(스파크)다. 각각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매출하락 뿐 아니라 대규모 실업 사태가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가동률은 현재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오펠 수출 물량이 줄면 부평공장 가동률 축소도 불가피하다. 한국지엠 제공

각 공장에 있는 700~800명의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잔업이나 특근이 없어지면서 정규직 임금 하락도 예상된다.

한국지엠 철수설도 다시 표면위로 떠올랐다. 최근 한국지엠이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나서면서 철수설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실적의 20% 이상이 갑자기 줄어들면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추측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직 공식 입장이나 글로벌 GM의 방침은 나오지 않았다”며 “좋은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수를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오펠 수출물량 축소는 이미 올 초 오펠 매각 당시부터 예상했던 내용이다”며 "다소 빠르게 발표된 감은 있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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