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편당 제작비 100억 원이 넘게 투입된 한국 대작 영화들이 연말 극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국내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ㆍCJ E&MㆍNEW는 각각 ‘신과 함께’ ‘1987’ ‘강철비’로 간판을 건 2017년 마지막 흥행 다툼을 치른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첫’ 천만영화 기대작으로 불리는 ‘신과함께’는 일찌감치 12월 20일 개봉을 확정했다. 국내 최초로 1편, 2편이 동시 촬영됐으며 총 제작비 약 350억 원이 투입됐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저승 삼차사 역을 맡았으며 차태현은 저승의 재판을 받는 의로운 망자 자홍 역을 맡았다. 이정재는 염라대왕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한국영화 기술의 발전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속 7개의 지옥을 모두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용화 감독이 수장인 덱스터스튜디오는 CG로는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과함께’가 화려한 캐스팅과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동명의 웹툰이 워낙 인기작인만큼 관객의 기대가 높다. 방대한 원작 스토리를 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어떻게 표현할지 관건이다. 김 감독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신과함께’의 수장이나 다름없는 하정우는 같은 기간 개봉하는 ‘1987’로 관객과 또 만난다. 아직 최종 개봉일을 고지하지 않았으나 ‘1987’ 역시 올해가 가기 전 간판을 걸 예정이다. ‘1987’은 박종철 치사 고문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워낙 민감한 소재인데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총 제작비 145억 원, 손익분기점 410만 명에 달한다.

특히 배급사 CJ E&M이 사활을 걸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CJ E&M은 올해 초 ‘공조’로 780만 관객을 모은 뒤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1987’의 흥행이 더욱 절실한 때다.

정우성과 곽도원이 만난 ‘강철비’ 역시 ‘신과 함께’와 같은 날 개봉을 확정하며 연말 극장 대전에 합류했다.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CJ을 모은 양우석 감독의 신작으로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내용을 담는다. 웹툰 ‘스틸 레인(Steel Rain) ’을 원작으로 했다. 정우성이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으로, 곽도원이 남한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을 맡았다. 총 제작비는 157억원, 손익분기점은 440만 명이다.

최근 북한의 핵 문제가 대두된 만큼 한국의 정세를 현실감 있게 담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북 관계 대치 상황을 적나라하게 그리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양 감독은 “우리에게 북한은 동포인데 적이다. 냉철하게 바라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북한을 냉철하게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CJ E&M·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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