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농협은행장. 사진=농협금융지주

[한스경제 김서연] 다음 달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뒤를 이어 차기 농협은행장에 누가 오를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르면 12월 초순 차기 행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지난 2012년 농협은행 공식 출범 이래 최초로 ‘농협은행의 첫 연임 행장’ 타이틀을 달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본격적인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농협금융지주의 은행장 선임 규정에 따르면 현 은행장의 임기 40일 전까지 임추위를 시작하도록 돼있다.

애초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농협은행을 비롯한 농협금융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조선·해운업계 부진으로 수익성이 바닥을 쳤으나 호실적을 이뤄냈다. 농협은행의 1∼3분기 순이익은 5,160억원(농업지원사업비 납부 전 순이익 6,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에는 618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5년간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다. 더욱 농협이라는 특수한 구조 때문에 은행의 실적에 기대치를 높일 수 없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이번 행장 선임에서도 연임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적 쇄신 차원을 고려했을 때도 연임론보다 교체론에 무게가 기우는 상황이다.

이 행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 등이다.

오 부사장은 지주사 부사장이 농협은행장으로 가는 전례가 두 차례나 있었다는 점에서 하마평에 올랐다. 농협금융 부사장 자리는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과 이경섭 현 은행장이 모두 거친 요직이다. 때문에 유력한 차기 은행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오 부사장의 경우에는 3명의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1명, 비상임이사 1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임추위에도 사내이사로 들어가있다. 오 부사장이 임추위에서 후보군에 포함되면 의결권이 없어진다.

박 부행장은 지난해 농협은행 부행장 10명 중 8명이 대거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만큼 내부에서 평판이 좋다는 얘기다. 구미중앙지점장과 투자금융부장, 농협은행 기업고객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도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 김형열 농협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거론되는 분들이 어느 한 부분에서 크게 흠결이 없는 인사들”이라며 “수장이 바뀌는 것이 쇄신의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체 쪽으로 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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