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테슬라가 신개념 전기 트럭인 ‘세미’를 공개했다. 상용차 업계의 혁신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또 다른 거품이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EV트럭인 세미 공개 행사를 열었다.

세미는 무려 36t(톤)까지 적재할 수 있는 초대형 트럭이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트럭 중에서도 30톤 이상을 실을 수 있는 모델은 드물다.

그러면서 세미는 제로백(100km/h로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5초 수준에 불과하다고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밝혔다. 36톤을 가득 채워도 제로백은 20초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트럭 '세미'. 테슬라 제공

최고 주행거리도 무려 804km다. 급속충전소인 메가 차저를 이용하면 단 30분 충전에 644km를 달릴 수 있다.

여기에 세미는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기본 장착해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커넥티비티 시스템도 탑재한다.

품질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테슬라는 세미를 주행거리 100만 마일(약 160만km)까지 보증한다.

아직 판매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테슬라는 보증금 5,000달러(한화 약 550만원)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발표 직후 세미는 관련 업계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세미가 대형 유통업체와 운송사들로부터 벌써 수십대 사전 예약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볼보트럭의 FM LNG 모델. 볼보트럭코리아 제공

반면 세미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도 잇따랐다. 테슬라가 여전히 양산 능력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엘론 머스크 CEO는 세미의 대량생산 계획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최근 문제가 됐던 모델3 생산 능력에 대한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탐베리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가 향후 6개월간 약 34% 폭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버트 루츠 전 GM 부회장은 테슬라가 2019년 파산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내놨다.

오토파일럿이나 커넥티드 기능도 더이상 새롭지 않다. 이미 볼보트럭은 내년부터 모든 대형 모델에 긴급제동시스템과 차선이탈방지경고시스템을 장착하기로 한 상황. 관련 법규나 제반 상황이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전기 트럭은 완성된 수준이지만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화물차에게는 충전 문제 등 제약이 많아서 출시를 하지 않은 것뿐"이라며 "유럽에서는 전기차보다는 천연가스나 바이오연료 등이 상용차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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