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대우증권 본사. 연합뉴스

 

다음달 2일로 확정된 대우증권 예비입찰을 앞두고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가격은 대주주인 산업은행 보유 지분 43%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해 최고 2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대외적으로 입찰 의사를 밝힌 후보군은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 2곳이다. 한국투자금융은 내부 검토를 걸쳐 이달 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외에서는 대만의 보험 그룹사 푸본금융이 의사를 피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와 중국의 시틱그룹 등은 현재까지 불참 의사를 내비친 상황이다.

연결기준 자본총계 4조3,049억원의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업계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현재 업계 1위인 NH투자증권의 자본총계는 4조4,954억원이다. 산업은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 공고를 공시한 이후 인수후보 실사를 거쳐 연내 본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 KB금융, TF 구성 등 만전 기해…‘블록딜 게이트’ 변수

KB금융지주는 예비입찰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윤종규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은 LIG투자증권 매각을 서두르는 등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추산한 KB금융의 동원 자금력은 최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계열사 인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우증권 인수 태스크포스(TF)를 내주안에 구성해 예비입찰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먼저 인수 적정가격 산정과 기업가치 평가 작업 등을 맡을 TF에는 KB투자증권의 증권·투자금융 관계자와 은행 자산관리(WM) 전문가가 상근직으로 합류한다. 자금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 홍보팀 관계자는 비상근직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여기에 자문사들을 업계 최고 수준의 업체들로 구성했다. 먼저 인수 자문사로는 모건스탠리와 KB투자증권을, 회계자문에는 삼정KPMG를 회계자문으로 선정했다. 법률자문은 김앤장에 맡겼다.

이처럼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사업포트폴리오의 보완을 위해서다. 현재 KB금융은 사업 정책상 은행과 비은행의 포트폴리오 6:4 조건을 맞춰야 한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리테일과 자산관리, 기업금융(IB) 분야를 보강한 복합금융기업으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자본총계 6,098억원의 KB투자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자기자본 5조원대의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 직원간 뒷거래가 발각되면서 인수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팀장과 KB투자증권 이사가 억대의 금품을 받고 공모, 코스닥 상장회사 I회사 대표가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보유주식을 불법적으로 팔수 있게 도운 혐의로 지난 11일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TF 구성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블록딜 사건의 경우 검찰 조사중인 사항이나 개인간 거래이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 유상증자로 자금 확보…시너지 효과 기대

미래에셋그룹도 대우증권 인수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미래에셋은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4%에 달하는 1,400여억원을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는데, 미래에셋 임직원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대가로 신규 발행주식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은 3조원을 넘는 자산을 갖추며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결연한 의지가 인수전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박 회장은 증권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대형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피력해 온 바 있다. 정부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을 포기한 것도 대우증권 인수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제기됐을 정도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쳐지면 자본금 7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연금·자산관리에 강한 미래에셋과 리서치·IB 분야에 특화된 대우증권이 합쳐져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중복 사업 분야에 대한 정리가 숙제로 떠올랐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예비입찰을 위해 자문사 선정 제안요청서를 보낸 상태”라며 “예비입찰 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중복분야가 많지 않아 인수 후 사업 전망은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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