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건당 위험률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아 고령자의 자동차 보험료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에 맞춰 연령대별 손해율 변화를 고려해 보험료를 산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가 낸 교통사고가 최근 10년 사이에 4배로 급증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가 낸 교통사고가 최근 10년 사이에 4배로 급증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사고통계를 분석한 결과 70세 이상의 사고 건수가 2006년 7천건에서 지난해 2만9,000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사고 건수에서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3%에서 지난해 3.8%로 늘었다.

20대 이하와 30대는 같은 기간 사고 건수 자체가 줄었고, 40대는 사고 건수는 다소 늘었으나 전체 사고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감소했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고령운전자가 많아져 고령운전자 사고도 급증한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분석했다. 70세 이상 인구는 2005년 268만5천명에서 지난해 403만5천명으로 50.3% 증가했다.

사고율과 손해액은 동반상승했다. 고령자의 자동차보험 손해액은 2006년 538억원에서 지난해 3,048억원으로 10년 사이 5.6배 늘었다.

특히 건당 손해율이 높았다. 지난해 기준 70세 이상의 사고 건당 손해액은 188만7천원으로 평균(162만2천원)보다 16.3%, 연령대별로는 가장 높았다. 치사율 역시 전체 평균인 0.23%보다 고령운전자의 사고가 0.32%로 최고치였다.

보험업계는 고령운전자의 보험료를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연령운전자가 높은 사고율 탓에 보험료가 가장 비싼 것과 같이 고령으로 환경 적응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보험금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연령운전자의 자동차보험료는 중장년·고연령운전자보다 높다. 그만큼 저연령층의 자동차 사고율이 높아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대의 자동차 사고율이 50~60대보다 2.6배 높다. 그 중에서도 운전대를 갓 잡은 20대 초반의 사고율이 유의미하게 높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전연령·만 21세·22세·24세·26세·28세·35세·43세·48세 한정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운전 경험이 많은 것으로 보고 보험료를 낮게 책정한다.

고령운전자들은 전체 대비 사고율이 3.8%로 여전히 낮고, 고령운전자일수록 베테랑 운전자가 많다는 반론을 내놨다.

하지만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개정 요구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택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증가와 사고 건당 중상자 수 증가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원인”이라며 “연령대별 손해율 변화를 고려해 교통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자동차 보험료를 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변화를 고려한 자동차보험 요율 최적화’ 보고서에서 “금융당국의 규제와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인해 보험사들이 연령별 손해율 변화 추세를 보험료 요율 산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인구변화에 따른 연령 구간별 손해율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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