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KB금융지주가 KB생명의 ‘벌크업’ 재료로 우량 생명보험사 매물을 찾고 있다. 다만 새 국제회계기준(IFSR17) 탓에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KB생명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 연임 결정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수합병 계획을 묻는 질문에 “KB생명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며 생보사 매수 의지를 밝혔다.

KB금융이 생보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그룹 포트폴리오에 비해 KB생명의 존재감이 약해서다. KB금융의 계열사인 증권, 손해보험, 캐피탈, 카드, 은행의 경쟁력은 높은 반면 KB생명은 그룹차원과 업계차원에서 모두 힘이 달린다.

KB생명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3억원에 그쳐 같은 기간 KB금융의 누적 순이익 2조7,577억원에 비하면 눈에 띄지 않는 수치다. 생보사들과 견줘도 25개사 중 17위의 자산규모(9조710억원)로 하위권이다.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KB생명의 힘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지주 계열사들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보면 은행, 보험, 카드에서는 자신할 만 하다”며 “일각에서 생명보험 부분이 약하다고 지적했고 본사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생보사 인수로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으로 예정된 IFRS17은 양날의 검이다. K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0%를 상회해 우량한 편이지만 IFRS17에 적용했을 때의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M&A를 빠르게 추진하기에는 위험성이 상당하다는 게 KB금융 내부의 반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내년쯤 IFRS17 모형에 대입을 해보면 보험사별로 자본확충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다”며 “현재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매수를 결정했다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좋은 매물은 찾되, 매수 시기나 물건의 질을 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확충을 해서 RBC만 맞출 것인지, 매수를 통해 부피를 늘릴 것인지 등에 대한 결정이 나면 그때부터 생보사들 매물이 나오고 또 접근하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미 KB생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인수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KB금융은 앞서 2011년에도 생보사 인수 의지를 밝혔다. 2012년 ING생명 인수 안건이 이사회까지 올랐지만 가격 면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무산됐다. 한 차례 실패 이후 신중론을 유지했던 KB금융이 5년 만에 다시 적극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이번에도 ING생명은 후보군에 올라 있다. 다만 매각 무산 뒤 기업공개(IPO)를 이미 치른 상태로 판매전략을 변경해야 한다. KB금융도 ‘좋은 시기, 좋은 매물, 좋은 협의’의 삼박자가 맞아야 인수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특정사를 염두에 두지 않았고, ‘산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매물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라고 일축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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