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일부 제약·바이오 종목에 매도 자문을 했다는 오명에 홈피가 다운되고 업무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

21일 타임폴리오운용 홈페이지는 현재 ‘트래픽 초과-지금 접속하신 페이지는 지정된 트래픽량을 초과해 접속이 차단돼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열리지 않는 상태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자문을 맡은 신한금융투자 ARS(Absolute Return Swap, 롱숏 ELB)에 신라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제약·바이오 종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숏(매도) 포지션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홈페이지

예상과는 달리, 이들 종목 주가가 급등하면서 포지션 청산을 통해 겨우 수익률을 만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다. 타임폴리오는 신한금융투자 ARS 전체 잔고 2조원의 25%인 5,000억원가량에 대해 일임 자문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RS는 통상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고객이 제약·바이오 종목이 오르거나 떨어진다고 손실을 입지는 않는다. 최악의 경우, 고객은 애초 보장된 원금을 받을 수 있다. 롱숏 운용을 하다 손실을 입을 수는 있지만 이는 모두 증권사가 책임지게 된다. 일단 신한금융투자 측은 일부 제약·바이오 종목 등락으로 인한 손실을 부인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종목이 오르면서 숏 포지션을 취해 손실을 입었더라도 롱(매수) 포지션에서 번 것을 상계하면 회사 측이 입은 손실은 없었다”면서 “이미 원금보장 상품으로 고객에 내줄 돈을 모두 마련해 자문 운용사는 몰라도 증권사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진 종목에 대해 숏 포지션을 자문했다는데 분노를 표출하면서 타임폴리오운용을 성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신라젠의 경우 8월 이후 금융투자(증권사)는 이달 3일까지 813억원 규모를 순매도 했다. 사모펀드는 지난 8월 이후 지난 10일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가 18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신라젠의 주가는 200%넘게 폭등한 것을 감안하면 원금비보장형 상품을 판 증권사나 사모펀드가 숏 포지션을 고수했다면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실제로 타임폴리오운용의 헤지펀드 ‘타임폴리오 The Time’ 시리즈 10개는 11월 들어, 모두 마이너스 2%가량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들 펀드 설정액은 이달 20일 기준 1조476억원에 달한다.

타임폴리오운용 측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특성상 특정 종목에 대한 보유나 포지션 여부를 밝히기 어려워 적극적인 해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라젠 등 특정 종목에 대한 언급을 하는 순간 개인투자자의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타임폴리오운용 관계자는 “이미 과거에 있었던 일인데, 개인투자자에 해명을 했다 자칫 화를 입을까 말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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